한은 “비상계엄 여파 및 항공기 사고 발생, 소비 심리에 악영향”
“1월 임시공휴일 지정 효과, 소비는 플러스지만 생산은 마이너스 예상”
한은은 2024년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을 7차례 수정했다. 2022년 11월에 2.3%를 전망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2023년에 2.4%(2월)→2.3%(5월)→2.2%(8월)→2.1%(11월)로 조정했다. 작년에는 2월에 전망치를 유지하다가 5월에 2.5%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8월(2.4%), 11월(2.2%)에는 연이어 전망치를 내렸다. 그래도 작년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기대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2.0%(속보치) 성적표를 받게 됐다.
작년 성장률이 0.2%포인트(p) 하락한 주요 배경으로 민간소비 둔화가 작용했다. 한은은 작년 11월 경제전망에서 “향후 민간소비는 물가 안정세와 명목임금 상승에 따른 실질 소비 여력 확충, 금융여건 완화 등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작년 말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민간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에 제동을 걸었다. 작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88.4) 전월대비 12.3포인트(p) 급락했다. 코로나 팬데믹(2020년 3월, 18.3p 하락)때 만큼 급격하게 위축된 것이다.
작년 연간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2%p로 전년도(1.4%p)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내수 가운데 민간소비는 전년도 0.9%p에서 지난해 0.6%p로 떨어졌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같은 기간 0.0%p에서 1.8%p로 상승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비상계엄 여파와 항공기 사고로 인해 연말에 소비 심리가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경기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 구조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코로나 팬데믹에서 앤데믹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행태에는 아직도 영향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문제는 올해 경제 여건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 신정부의 정책변화로 수출 전망도 비관적이다. 작년 수출 연간 증가율은 6.9%로 집계됐다.
신 국장은 “올해 1분기까지도 민간소비는 회복세가 당초 전망치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수출 및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했는데,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수출도 부진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것 역시 경제성장률 제고에 미칠 영향도 미지수다. 신 국장은 “임시 공휴일 지정에 대한 효과는 소비 쪽에는 플러스 요인이 되나 조업일수 감축에 따라서 생산 쪽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