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쿠르스크에서 교전
1개월여 새 사상자 4000명
3개월내 파병 인원 궤멸 관측
미국 “추가 파병 있을 것” 전망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사망자가 이달 중순까지 1000명에 달한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상자와 실종자 등을 합한 병력손실은 약 4000명으로 전체 파병 규모(약 1만1000명)의 40%에 육박한다. 3개월 이내에 이들이 궤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BBC는 복수의 서방 당국자 발언을 바탕으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의 인명 손실 상황을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이 밝힌 본격적인 교전 시점(작년 12월 초) 이후 약 한 달 만에 사망자가 1000명까지 늘어난 셈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9일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북한군 사상자 수가 4000명”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장에 투입된 지 단 석 달, 교전을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큰 피해를 본 북한군이 전투력을 빠르게 상실 중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군사 전문매체는 전문가와 군 당국자 등의 발언을 종합해 “현재 전황이 지속할 경우 4월 중순에 북한군이 궤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의 디펜스익스프레스는 18일 자 보도에서 “작년 12월부터 북한군 부대가 본격적으로 전투에 나선 이후 하루 평균 92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 중”이라며 “추세대로라면 12주 만에 궤멸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북한군이 죽음을 불사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시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들이 매우 동기부여가 잘 돼 있고 잘 훈련돼 있으며 용감하다고 경고했다”며 “미국 고위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2개월 안에 추가 파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국가정보원(국정원) 역시 유사한 정보를 공개했다. 앞서 13일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해 “러시아 파병 북한군 사망자가 300여 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2700명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은 일련의 훈련을 거친 뒤 쿠르스크로 이동했다. 사상자 집계 시점과 피해 규모에서 소폭 차이가 날 뿐, 북한군 병력 손실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점은 공통적이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는 파병군 포로가 생포된 시점에도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11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한 북한군 2명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생포된 북한군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해 일주일간 러시아 측으로부터 군사 훈련을 받았다”면서 “이후 전장으로 이동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