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대기업들, 탄소배출시장 선점 경쟁 치열

입력 2009-07-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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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학업종에서 전자 및 소비자대상 업종으로 확산

정부가 탄소배출권거래소 설립을 두고 경쟁하는 사이에 이미 기업들은 CDM(청정개발체제) 사업 등으로 속속 탄소배출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중화학업종 위주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전자업계나 일반 소비자대상 업종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CDM사업은 온실가스 의무감축을 위한 국제협정인 교토의정서에서 감축장치 중 하나로, 자사나 타 기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한 후 여기서 확보한 감축량을 증권화해 타 기업이나 타국에 판매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CDM 인증의 경우 우선 우리 정부의 승인을 얻은 후 유엔에 등록, 최종 인증을 받아야 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급팽창하고 있는 탄소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삼성은 계열사 중 처음으로 삼성에버랜드가 지난 2008년 9월부터 가동한 경북 김천 태양광발전소에 대해 유엔에 CDM등록을 신청하는 것을 시작으로 CDM사업을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녹색경영비전 선포식을 열고 온실가스를 2008년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로드맵을 제시했으며 국내 온실가스 검증기관인 에너지관리공단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LG그룹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그룹은 LG화학의 나주공장 연료전환 프로젝트가 최근 유엔으로부터 정식 CDM 인증을 받았고 LG솔라에너지의 태양광 발전 등에 대해서도 CD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회사인 포스코파워가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통해, 한화도 질산제조 과정을 통해 각각 CDM사업을 하고 있다.

기업들이 잇달아 탄소시장에 나서는 것은 2013년부터 적용될 국제기후변화협약이 포스트(post) 교토의정서에 따라 한국도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방안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온실가스 관련 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다.

올해 탄소시장 규모는 1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대로 간다면 내년에는 1500억 달러 시장은 문제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0년에는 거래시장간 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전세계 탄소배출권 시장규모가 2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량이 원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으로 분류되면 에너지 집약형 산업 비주이 높은 국내 특성상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기업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이 온실가스를 절감한 만큼 이를 현금으로 되돌려받을 수 있는 사업 모델도 개발됐다. SK그룹의 계열사인 SK마케팅앤컴퍼니는 저탄소 제품 구매 소비자들에게 '탄소포인트'를줘서 이를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쓰도록 하는 '탄소 캐쉬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 이마트, 국민은행, 서울메트로 등 13개사가 제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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