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시리즈 인기 순위에 SBS 작품 안착
“KBSㆍMBC 넷플릭스 공급도 시간 문제”
‘지상파 독점’ 웨이브ㆍ합병 노린 티빙 난감
시청자 견인 스포츠 중계 경쟁 치열 전망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최근 오징어게임 시즌2와 SBS 작품들의 인기로 이용자가 늘어나자 국내 OTT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12일 넷플릭스 코리아 시리즈 인기 순위 1~8위를 살펴보면 1위는 오징어게임 시즌2, 3위는 SBS 드라마인 ‘나의 완벽한 비서’, 6위는 SBS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다.
이처럼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 SBS 작품들이 올라온 건 지상파 3사와 웨이브가 체결한 콘텐츠 독점 계약이 지난해 하반기 만료된 틈에 넷플릭스가 SBS와 손을 잡으면서 가능해졌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SBS와 향후 6년 간 콘텐츠 공급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이달 3일부터 SBS 인기 예능뿐 아니라 ‘모래시계’, ‘스토브리그’ 같은 옛날 인기작을 업로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오징어게임2 공개로 최근 1년 간 역대 최대 국내 이용자 수를 기록한 넷플릭스는 SBS 콘텐츠 공급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TOP 10 투둠 웹사이트(Netflix Tudum)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582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 부문 영어, 비영어 통합 1위를 차지하고 93개국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SBS뿐만 아니라 향후 KBS, MBC 등 다른 지상파 방송사도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는 것이 시간 문제라는 점이다. 이에 국내 OTT들의 생존 공식이 복잡해졌다. 특히 지상파 콘텐츠 독점이 차별점이었던 웨이브, 웨이브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티빙이 난감해졌다. 당초 양사 통합 법인은 합병을 통해 지상파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며 넷플릭스와 차별점을 두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 목적과 기대효과가 불투명해지면서 양사의 주요 주주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심지어 티빙은 네이버를 통한 신규 구독자 유입 루트마저 넷플릭스에게 뺏겼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들에게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월 5500원)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티빙이 3월 1일 자로 네이버와 멤버십 제휴 종료를 앞둔 틈새를 넷플릭스가 공략한 것이다.
국내 OTT들은 생존을 위해 스포츠 중계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포츠 중계로 재미를 봤던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K리그, NBA 등 독점 중계를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스포츠 중계권 확보가 신규 가입자 증가를 견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빙은 지난해 3월 프로야구를 독점 중계하며 두 달 새 이용자 수가 40만명 넘게 증가했고 쿠팡플레이도 K리그 독점 중계를 한 2023년 2월부터 넉 달 사이 이용자 수가 약 100만명 늘어난 바 있다.
노창희 미디어연구소장은 “앞으로 시청자들이 (OTT를 통해) 스포츠를 보는 구도가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올해도 작년처럼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이는 영상 저작권을 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티빙의 정책이 먹히면서 야구 중계로 티빙의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