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부터 김혜성까지…LA 다저스로 간 코리안리거의 성적표는? [이슈크래커]

입력 2025-01-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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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한 LA다저스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의 입단을 환영했다. (출처=LA 다저스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푸른 뱀의 해인 2025년, 연초부터 야구 팬들이 기뻐할 만한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김혜성 선수가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인데요. 3년 1250만 달러(약 184억 원), 구단 옵션 포함 최대 5년 2200만 달러(약 324억 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LA 다저스에 입단한 5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죠.

LA 다저스는 ‘친한(親韓) 구단’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한인이 많은 지역 특성으로 인해 메이저리그(MLB) 구단 중 아시아권 선수들의 영입에 특히 적극적인 것이 이유로 꼽히죠. 이미 김혜성 외에도 이도류로 MLB를 제패한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이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기쁜 소식이지만, 사실 계약 성사 전까지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들은 김혜성의 행선지가 LA 다저스가 아닌 LA 에인절스나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들 팀이 주전 경쟁이 더 쉽고, 특히 LA 에인절스는 LA 다저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김혜성이 LA 다저스를 택한 것은 동일 에이전트 소속인 오타니 쇼헤이의 존재 외에도 LA 다저스가 그의 꿈의 구단이란 점이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LA 다저스가 그의 드림팀이 된 것은 구단을 거쳐 갔던 한국인 선수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그동안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적이 있는 4명의 코리안리거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찬호부터 류현진까지, LA 다저스를 거쳐 갔던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은 어땠을까요?

▲1994년 박찬호의 LA 다저스 데뷔전 모습 (출처=MLB 공식 웹사이트 캡처)

MLB에 한국을 알린 1호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

박찬호는 1994년 계약금 120만 달러로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가 됐습니다. 1994시즌과 1995시즌엔 메이저리그에 2경기씩 출장한 것이 전부였고,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어요. 그가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활약한 것은 1996시즌부터입니다.

1996시즌 박찬호는 108.2이닝 5승 5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메이저리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는데요. 이후 1997시즌부터 2001시즌까지 박찬호는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한국인 선수도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죠. 특히 2000시즌은 그의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226이닝 18승 10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어요.

이처럼 훌륭한 활약을 한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 8시즌, 실질적으론 6시즌 동안 주전으로 활약하며 총 221경기 176선발 1183.2이닝 80승 54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는데요. 이 시기 한국인 최초 MLB 올스타로 선정됐죠.

박찬호의 성공은 당시 한국인 야구 유망주들에게 미국 진출의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제2의 박찬호를 찾고자 하는 MLB 구단들의 관심이 이어지며 야구를 잘한다고 알려진 한국인 고등학생 선수들에게 스카우트들이 줄을 서며 많은 선수가 미국행에 성공했어요.

하지만 박찬호만큼 대성한 선수는 없었고, MLB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선수도 마무리 투수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한 김병현, 한국인 출신 최고의 메이저리거 야수로 꼽히는 추신수 등 일부에 불과했죠.

(연합뉴스)

LA다저스 최초의 한국인 타자, 최희섭

2002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최희섭은 이후 2004시즌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반 시즌을 뛰다가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됩니다. 당시 단장이었던 폴 데포데스타는 출루율을 중요시했는데 최희섭이 타율과 별개로 출루율이 높은 것을 좋게 평가한 것이 트레이드의 이유였어요. LA 다저스 입단 전 말린스에서 최희섭의 출루율은 0.388로 당시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죠.

최희섭은 LA다저스에서 2004시즌 31경기 타율 0.161 출루율 0.289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9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2005시즌엔 133경기에 나서 타율 0.253 출루율 0.336 15홈런 42타점 OPS 0.789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1시즌 반으로 활약 기간은 짧았지만, 이 기간 최희섭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는데요. 2005년 6월 13일 미네소타전에서 1·4·6회에 홈런 한 방씩을 터뜨리며 LA 다저스 역사상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친 19번째 선수, 당시 기준으론 8번째 선수로 기록됐습니다. 이 경기는 최희섭의 팬들에게는 그의 인생 경기 중 하나로 꼽히죠.

다만 LA 다저스의 주전으로 계속 활약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 구단의 평가였고, 2006시즌 LA다저스는 내야 전면 개편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최희섭은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게 되죠.

LA 다저스에서 부진했던 서재응

서재응은 2002시즌 뉴욕 메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5시즌까지 4시즌 동안 활약했습니다. 2003시즌엔 9승, 2005시즌엔 8승을 거두는 등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에는 실패했지만, 메이저리그에 잘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았죠.

그러던 중 2006시즌 LA 다저스로 전격 트레이드됩니다.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파 때문이었을까요. 서재응은 19경기에 나서 단 2승만을 거두는 부진한 모습을 보입니다. 3번째 LA 다저스 한국 선수였던 서재응은 반 시즌을 끝으로 탬파베이 레이스로 이적하며 짧은 LA 다저스 생활을 마무리 지었어요.

(출처=류현진 인스타그램)

한화 류현진, LA 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로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류현진은 2012년 LA다저스와 6년간 3600만 달러(약 39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입단 계약을 체결합니다. 또한,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최초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라는 기록도 세우게 되죠. 앞서 LA 다저스에 입단했던 3명의 한국인 선수는 물론 류현진 이전에 MLB에 진출했던 선수들은 KBO에 데뷔하지 않고 아마추어 시절 미국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어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계약 사항에 포함한 일화도 유명합니다. 류현진은 계약 협상 시한 3분 전까지 LA 다저스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이 거부권을 계약에 포함하는 것이 문제였죠. 결국, LA 다저스가 손을 들며 류현진이 원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큰 기대를 받으며 입단한 류현진은 그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어요. MLB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투수로 평가받는 박찬호에 비견될 정도였죠. 2013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류현진은 126경기에 출전해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2013·2014·2019시즌엔 각각 14승을 거두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어요. 2019년은 그의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꼽히는데, 29경기에 나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습니다. 이 시즌 그는 올스타에 선정되는 것은 물론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전체 1위 타이틀도 획득했죠.

5번째 LA 다저스 한국인 선수, 김혜성은 성공할 수 있을까

김혜성 이전까지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4명의 선수 중 박찬호와 류현진은 성공적으로 팀에 적응하며 좋은 성적을 보여줬습니다. 최희섭은 두 선수에 비하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고, 서재응은 LA 다저스 영입 실패 사례로 남았죠.

LA 다저스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선수진이 쟁쟁합니다. 오타니는 물론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 등 최우수선수(MVP) 출신 선수만 3명이나 됩니다. 김혜성은 개빈 럭스, 토미 에드먼, 크리스 테일러 등 2루수 포지션 선수들과의 경쟁이 예고돼 있죠.

김혜성이 LA 다저스가 좋아하는 유틸티리 선수라는 것은 장점입니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어 당장 선발은 무리더라도 일단 백업 선수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엔 최적의 조건이죠. 2025시즌 LA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김혜성 선수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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