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
‘적성국과도 양자 협상’ 트럼프 외교관 지지
트럼프, 타임 인터뷰서 “김정은과 잘 지낸다”
비상체제 한국 ‘패싱’, 북한과 직접 대화 가능성↑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릭(리처드)은 베네수엘라와 북한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에서 일할 것”이라며 특임대사 지명 소식을 밝혔다. 이어 “그레넬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8년간 일하면서 북한과도 일한 경험이 있다”면서 “(그가) 힘에 의한 평화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도 지낸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이다. 올해 대통령선거 이후 트럼프 2기 정부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도 거론된 비중 있는 인물이다. 이에 그레넬 전 대사를 대북 특임대사로 지명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북미 정상회담 조기 성사를 추진한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달 말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북미 조기 정상회담을 검토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로이터는 지난달 27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2024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은을 잘 알고 그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내가 아마도 그가 제대로 상대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1기 행정부에서 3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주도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의 역할이 그레넬 전 대사에게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불확실한 정치 상황도 북미 정상회담 조기 성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3일 비상계엄 사태 후 이날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됐다.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과 한국 정부 간 정상적인 대화가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다. 애초 북한 이슈에서 한국과 다자간 협상을 추진하기보다 양자 소통을 강조해온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패싱’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특히 그레넬 전 대사는 적성국과도 직접 협상한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관을 강력히 지지할 뿐 아니라 대선 기간 “북한과의 대화가 트럼프 당선인이 할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한다면 그레넬 자신이 북미 회담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