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KDI 원장 "탄핵 정국, 韓경제 부정적이지만 오래 가진 않을 것"

입력 2024-12-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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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와 달라...유동성 문제 이어질 가능성 작아"
"한국 잠재성장률 2% 안팎이지만 앞으로 더 낮아질 것"
"트럼프 2기, 관세 장벽 문제 부담...정부 혁신엔 긍정적"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12월 1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서 열린 '2024 KDI 컨퍼런스' 이후 기자단과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최근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과 관련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건 맞지만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오래가지는 않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KDI는 '한국경제 생산성 제고를 위한 개혁방안'을 주제로 2024 KDI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조 원장은 "최근 예상하지 못했던 일, 이런 상황 변화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방향이냐 부정적인 방향이냐고 물으면 부정적인 게 맞다"면서도 "주변 분들이 우리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니냐 하는데 (그러나)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망한다고 말한 거면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 이후)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이런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변수는 금융시장이다. 주가나 환율 등은 이전보다 1~2% 정도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 폭이 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사람들이 좀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조 원장은 "이런 금융시장 변화는 상황이 바뀌면 굉장히 빠르게 회복되는 변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단정 지어 말하긴 어렵지만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굉장히 다변적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9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지표를 보면 그렇게 크게 흔들리지 않은 걸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이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해 왔고 현재 대외순자산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50%에 달한다"며 "외환위기 같은 유동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조 원장은 "한국 경제를 보는 해외에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불안하고 당장 투자를 꺼리는 등의 부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으로 대외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한국 경제의 기본 펀더멘털이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며 "대내외 경제 환경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과 관련해선 "공식적으로는 2% 안팎이지만, 2% 넘는 쪽에서 아래쪽으로 움직이는 건 틀림없다"며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 방향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앞서 KDI는 내년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2.0%)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조 원장은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규제 개혁, 노동시장 구조 개혁, 교육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 활성화는 일시적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나라와 같은 소득 수준을 가진 나라 중 잠재성장률이 2%를 넘는 곳은 거의 없다"며 "과거 선진 유럽과 일본의 소득 수준은 미국과 비슷했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주식시장을 필두로 한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유럽과 일본을 압도했기 때문에 이런 격차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선 "관세 장벽 문제는 틀림없는 부담"이라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는 프리 트레이딩 시스템의 흔들림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우리가 생산성을 제고하고 혁신 제고가 가장 안 되는 부문이 정부"라면서 "그런 경각심 등 변화를 트리거(유발)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정부 혁신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조 원장은 이달 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 주도의 감액 예산안이 처리된 이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재정지출이 예상보다 줄어들면 내수에는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내년 추경 여부는 너무 많은 정치 변수와 연결돼있어 현재로써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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