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정치 불안이 가져온 자동차 내수·수출·생산 ‘삼중고’

입력 2024-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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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국내에서는 차가 잘 안 팔리고, 미국 대선 이후 수출이 잘될지 안심할 수도 없고, 노조는 파업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내년 자동차 산업 전망을 묻자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내수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미국 대선 이후 내년도 사업 계획을 다듬기도 벅찬 상황에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탄핵 정국으로 인해 더욱 극대화됐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면서 자동차 내수 시장에는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실제로 올해 1~3분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120만91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더해 화재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친환경차 판매도 줄었다.

자동차 수출은 호조세를 띄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그리 밝진 않다. 내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수출 품목 대상 관세 부과 등 여러 위험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들의 선전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내년 국내 자동차산업 수출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장기화는 기름을 부었다. 나라 안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경기 회복이 될리 만무하고, 앞으로 해외 주요 수출국에서 국내 자동차가 잘 팔릴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고환율로 일시적인 호재를 볼 수 있다고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원자재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내수 시장과 수출 시장을 견인할 자동차 생산조차 하지 못할 위기까지 초래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현대차지부와 한국지엠지부는 비상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5~6일 부분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시 이달 1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나서겠다고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연말 할인 등으로 통상 4분기가 성수기로 꼽힌다. 이에 연초부터는 기분 좋은 출발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탄핵 정국으로 인해 자동차 기업들은 크나큰 불확실성을 가지고 내년을 맞이하게 된다. 정치 불안으로 인해 내수부터 수출, 생산까지 이어진 ‘삼중고’를 기업들이 감내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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