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 35.5%…증가 속도 팬데믹 이후 매우 빨라”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은 주거비 부담…고령층은 고용안정성 취약”
“경제전체 소비회복에 부정적 영향…연령대별 정책 대응 필요”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은 3일 BoK 이슈노트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를 통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에 35.5%로 가구원수 기준으로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증가 속도는 팬데믹 이후 매우 빠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평균 0.756%포인트(p)씩 비중이 증가했는데 주요국 중에서 터키(0.759%p)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본(0.520%p), 이탈리아(0.489%p), 핀란드(0.389%p), 독일(0.326%p) 등 여타 국가보다 훨씬 빠르다.
보고서는 1인 가구의 증가 속도는 빨라진 반면 소비는 약화된 점을 주목했다. 팬데믹 충격 이후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다인 가구보다 더 크게 약화돼 경제전체의 소비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팬데믹 이후 가구원수별 평균소비성향 변화(2019→2023년)를 보면 △전체 0.73→0.70 △1인 가구 0.78→0.74 △2인 가구 0.71→0.69 △3인 가구 0.69→0.66 △4인 가구 0.74→0.73 △5인 이상 0.77→0.76으로 각각 집계됐다. 1인 가구 하락폭이 마이너스(-) 5.8%로 가장 컸다.
연구팀은 “전체 소비지출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1인 가구의 소비행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 가구의 소비성향 둔화는 우리 소비의 구조적인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1인 가구의 소비성향 약화 원인으로 △주거비 상승 △생활비 부담 증가 △임시·일용직 중심 고용 충격 △위기에 따른 소득 충격 등의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짚었다.
특히 1인 가구의 주거비 지출 비중이 높아 월세 비용 증가 등이 이들 가구의 소비성향을 제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한은 조사국 물가연구팀은 ’1인 가구 확산의 주택시장 영향 평가 및 시사점‘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고령층 1인 가구의 경우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아 고용상황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임대료 상승은 임차인 소비에는 부정적이나 임대인 소비에 긍정적임에 따라 그 효과가 상쇄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선행연구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월세 가격 상승은 가계소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소비성향이 다른 것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1인 가구 소비성향 약화의 주요 원인을 고려할 때 내수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이들 가구의 주거·소득·고용 안정이 긴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청년층 1인 가구의 경우 높은 주거비 부담 해소를 위한 주거안정 대책이 절실하며, 고령층 1인 가구에 대해서는 열악한 소득과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빈곤 대책이 우선시 돼야한다”며 “그러나 이 경우에도 1인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은 저출생 대책과의 상충 등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영국 등 해외사례처럼 전체 취약계층을 포괄하는 정책 틀 안에서 1인 가구 문제에 균형감 있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