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은 상업-한일 계파와 상관없어
전 직원 '기업금융' 이론적 토대 갖춰야
"직원들이 일할 때 과부하가 걸리는 부분을 덜어내서 실질적인 내부통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내정된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내부통제 강화 방안에 대해 "(우리은행은) 이론적으로는 내부통제가 우수한 편이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직원의 업무 부담이 문제"라며 이같이 답했다.
정 후보는 "물리적인 요소와 내부통제 이론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며 "이렇게 되면 직원들도 업무 부담을 덜고 내부통제를 더 우선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영업'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은행원 생활 30년 중에서 26년을 영업점에서 보냈기 때문에 은행 영업, 특히 중소기업 영업 부문은 '탑클래스'"라면서 "다만, 한 분야에만 있었기에 (업무 분야를) 넓히는 데 있어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부터 많이 배울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1968년생으로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 후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현재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영업 일선에서 20년 넘게 근무해 우리은행 내부에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은행 성장을 위해 주안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통한 직원 사기 진작이 은행 성장을 위한 가장 큰 과제"라고 꼽았다. 이어 "우리은행의 가장 큰 경쟁력은 직원들"이라고 전제한 뒤 "지금은 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지만, 조만간 잘 이겨내고 저와 같이 고객을 위해 충분히 일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은행 성장을 꾀하는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정 후보는 "물론 다른 부문도 많이 있지만, 일단 우리나라처럼 수출입을 많이 하는 국가의 경우 기업금융과 개인사업자 대상 금융 쪽을 신경 써야 한다"면서 "(기업금융) 부문에 대해 이론적인 토대는 전 직원이 갖춰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상업ㆍ한일은행 출신 간 내부 갈등과 관련해서는 "어디 은행 출신인지 볼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상업은행 출신이라 영업을 잘하고, 한일은행 출신이라 영업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출신 상관없이 영업을 잘하는 사람을 쓰지 (계파를) 볼 필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후보는 과도한 실적 중심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대해서는 은행업의 본질인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은행업의 본질은 고객이 맡긴 돈을 잘 관리하고, 고객이 필요할 때 잘 내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점을 반영해 개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후보는 "현재 평가 제도는 과도하게 단기적인 상대평가"라며 "우리가 실제로 해야 할 일과 맞는 절대ㆍ상대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29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정 후보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했다. 정 후보는 이달 중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격 요건 및 적합성을 검증받은 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돼 내년 1월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임기는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