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분기 ‘상장 공모펀드’ 거래 이목 쏠려
간편한 거래·거래비용 절감 등 기대
운용업계, 시장 양극화·차별성·판매사 관계 등 우려도 나와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3일 자산운용사 24곳, 증권사 3곳, 수탁기관 6곳 등 총 34개사의 ‘일반 공모펀드의 상장클래스 신설을 통한 상장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로 지정했다.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공모펀드를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으로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 당국은 기존의 번거로운 가입·환매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상장 영향으로 거래 비용이 절감돼 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공모펀드 직상장이 전반적인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이 많다. 우선 공모펀드 중 일부 상장 대상 펀드에만 별도의 상장 클래스(X클래스)를 만들어 상장하기 때문에 시장이 양극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모든 펀드 라인업이 상장하는 게 아닌 ‘선택적’인 상장은 결국 상장하지 않은 공모펀드가 죽은 시장으로 유지되는 걸 부추길 수 있다”며 “새로운 시장에서 일부 펀드가 거래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공모펀드 시장이 활성화하는 것을 바란다”고 했다.
공모펀드가 상장할 경우 액티브 ETF와 차별점이 거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ETF 시장이 초저비용 수수료를 내세우며 경쟁하는 가운데, 공모펀드가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가 있는 액티브 ETF(0.7 이내)와 달리 상장 공모펀드는 제약이 없지만, 수수료에 민감한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상장 공모펀드도 수수료 경쟁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운용업계의 수익성 악화 우려를 피할 수 없다.
판매사와의 관계도 우려 점이다. 그간 자산운용사가 만든 공모펀드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판매사가 창구에서 팔리는 비중이 커 판매사와의 관계 유지가 필수였다. 다만 상장 공모펀드로 판매사 영향력이 줄어들면 자산운용사는 이전보다 더욱 눈치 볼 일이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 직상장은 그간 판매사 창구에서 팔던 공모펀드를 사실상 판매보수도 없이 MTS 같은 판매사 채널을 통해 팔겠다는 것”이라며 “창구 판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공모펀드 외에도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걱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