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중국 등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예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74포인트(0.28%) 상승한 4만4860.31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4.26포인트(0.57%) 오른 6021.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9.46포인트(0.63%) 상승한 1만9174.30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종목 중엔 마이크로소프트(MS)가 2.16% 상승했고 메타와 애플은 각각 1.49%, 0.94% 올랐다. 엔비디아는 0.62%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는 0.11% 하락했다.
그간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인상하면 인플레이션 재발로 이어져 주식시장에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정작 관세 부과 발표가 나오자 무시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고 CNBC방송은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해리스파이낸셜의 제이미 콕스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러한 관세가 실제 이행보다는 허세와 협상 전략에 더 가깝다는 전망에 훨씬 더 편안해졌다”며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은 최종 관세보다 수사가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휴전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17달러(0.25%) 하락한 배럴당 68.7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월물 브렌트유는 0.2달러(0.27%) 내린 배럴당 72.81달러로 집계됐다.
CN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레바논에서의 휴전 협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협정은 27일 발효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중동에서의 긴장이 다소 완화하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도 한풀 꺾였다. 스톤X의 알렉스 호데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휴전으로 인해 유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증시는 하락했다.
범유럽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8포인트(0.57%) 내린 505.90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109.22포인트(0.56%) 하락한 1만9295.98에, 영국 런던증시 FTSE지수는 33.07포인트(0.40%) 떨어진 8258.61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지수는 62.96포인트(0.87%) 밀린 7194.51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밝힌 관세 부과 계획을 소화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취임 후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는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대로라면 미 달러 가치의 상승과 유로화 등의 통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고율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심화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다음달 연내 마지막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11월 FOMC 의사록을 기다리고 있다.
국제 금값은 26일(현지시간) 엇갈린 지정학 변수에 보합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1% 오른 온스당 2621.3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가격은 장중 18일 이후 최저치까지 내린 뒤 장 후반 상승하면서 오후 2시 7분(동부표준시) 온스당 2626.83달러로 집계됐다.
CNBC방송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휴전이 타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낮아져 금값 하락을 견인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계획이 하락폭을 제한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헤즈볼라와의 휴전 협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을 통해 “레바논에서의 휴전은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우리 군을 쉬게 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귀금속 중개 서비스업체 재너 메탈스의 피터 그랜트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전반적인 지정학적 위험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우려는 여전히 매우 높은 상태”라며 “금값은 단기적으로 온스당 2575~2750달러 사이에서 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중국과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공약은 무역 전쟁 위기감을 부추겨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심화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춘다면 금값에도 역풍이 불 수 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최근 랠리 이후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하락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1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2.20% 급락한 9만1668.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3.37% 내린 3323.1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3.08% 빠진 613.67달러에, 리플은 1.23% 하락한 1.41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로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07% 소폭 오른 106.89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75% 하락한 0.9528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40% 내린 8258.6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14% 떨어진 153.53엔으로 집계됐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 관세 공약 영향으로 중국 위안화와 멕시코 페소, 캐나다달러에 대해선 강세다.
관세 공약 발표 후 곧바로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전날보다 약 2% 급락했고, 캐나다 달러화는 4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관세 영향을 드러냈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달러 대비 7월 3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략가들은 ‘트럼프 관세’로 인한 외환시장 급등락 시작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