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20년간 한국에 내야 하는 법인세 19.3조 달해"

구글코리아가 20년간 한국에 내야 할 국내 법인세 추정치가 최대 19조3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국내에 매출액을 과소 보고하거나, 매출액을 국내가 아닌 해외 매출로 추산하는 등 ‘꼼수 회계’로 조세를 회피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네이버·카카오 등 토종 플랫폼 기업에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25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조세회피 관리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토론회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렸다. 이관휘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토론회 좌장을 맡았으며, 박경찬 기획재정부 국제조세제도과장, 박윤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지원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전 교수는 구글코리아 감사 보고서 및 ‘구글과 대한민국’ 리포트를 분석했을 때, 20년간 구글코리아의 국내 매출액은 최소 97조3000억 원에서 최대 242조70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약 155억 원의 법인세를 냈다고 보고한 것에 대해, 전 교수는 실제 납부해야 할 법인세 규모는 이보다 33.4배 더 많은 518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매출액을 굉장히 적게 보고하면서 법인세도 굉장히 낮게 내고 있다”며 “국내 플랫폼 산업은 글로벌 빅테크에게 ‘기울어진 운동장’ 아니냐는 비판이 많이 있었는데, 이게 수치로도 증명된 것”이라고 했다.

해당 연구에서 넷플릭스코리아의 8년간 국내 매출액은 최소 15조800억 원에서 최대 16조4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에 내야 하는 법인세는 최소 9319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이다. 페이스북코리아의 경우, 13년간 국내 매출액 추정치는 최소 7조9300억 원에서 최대 15조5100억 원이다. 페이스북코리아의 법인세 추정치는 최소 6138억 원에서 최대 1조2000억 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정당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며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지원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조세 회피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최근엔 넷플릭스 일본 법인이 일본 이용자들로부터 받는 시청료를 넷플릭스 네덜란드 법인에 송신료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이익을 과소 신고했다”며 “이러한 점에서 OECD 차원에서 디지털세 도입 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강형구 한국재무관리학회장도 “이러한 문제는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받은 조세 혜택이 불법 보조금에 해당한다며 약 130억 유로 과징금을 부과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며 “이는 빅테크 기업들의 세금 회피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각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는 다국적기업 및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과세권 확보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디지털 분야의 새로운 과세원칙 수립을 위한 디지털세 관련 국제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