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를 앞두고 잔금대출에 어려움 겪던 차주들의 숨통이 트였다. 시중은행들이 잔금대출을 두고 금리 경쟁에 나서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둔촌주공 잔금대출의 5년 고정형(혼합형) 금리를 금융채 5년물에 1.3%포인트(p)를 더한 연 4.52%로 낮췄다.
이달 22일 가산금리를 1.5%p에서 1.4%p로 낮춘 데 이어 한 차례 더 금리를 낮추면서 금리 인하 경쟁에 참전했다. 이달 11일 참여를 확정 지은 농협은행은 대출금리 최저 연 4.8%(금융채 5년물+1.5%p)를 제시했다. 한도는 총 2000억 원이다. 실제 대출은 이달 27일 입주 시점에 맞춰 실행할 계획이다.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의 5년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5%다. 이달 초 시중은행 최초로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에 참여한 국민은행은 한도 3000억 원, 연 금리 4.8%를 내걸었다. 국민은행은 이달 12일 가산금리 0.1%p를 내린 데 이어 20일 0.1%p 추가로 내렸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하나은행에 맞불을 놓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월초 대비 0.05%p 내린 점도 잔금대출 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준 하나은행의 5년 고정금리는 연간 최저 4.483%다. 하나은행은 애초 연 4.641%로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했었다. 1.4%p였던 가산금리를 이달 21일 1.3%p로 낮추면서 연 4.4%대로 내려왔다. 한도는 총 3000억 원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금리 변동은 없다. 우리은행의 5년 고정금리는 이날 기준 연 4.6%다. 가산금리는 1.4%p다. 대출 한도는 500억 원으로 입주 날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1000억 원 한도로 취급한다. 금리는 금융채 5년물 금리에 1.5%p를 더해 이날 기준 연 4.7% 수준이다.
국민·하나·농협은행의 치열한 금리 경쟁에 다른 은행들도 금리 인하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도가 작은 데다 입주 시기가 분산돼 가계대출 증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다른 은행과 금리 차이가 크게 나면 고객들의 항의도 있고, 당국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안인 만큼 눈치껏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