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에서 혁신적 측정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보상 시스템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 개회사에서 “전체 사회의 관점에서 탄소 배출 감소, 사회 불평등 같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려면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도쿄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 후지이 테루오 도쿄대 총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다니엘 노박 세계경제포럼 국장 등 학계 및 경제계 전문가들이 발표자와 패널로 참석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해법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이날 열린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도 직접 패널로 참석해 기업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일반화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그는 “현대 사회는 늘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를 비롯한 더 많은 문제 해결사가 필요하다”며 “더 많은 문제 해결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고안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SPC를 9년 넘게 실행해 왔다. 내년이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에 돈을 지급한 지 10주년이 된다. 만약 SPC가 양도 가능하다면 SPC에 시장 가치를 부여하고, 탄소 크레딧과 마찬가지로 SPC를 교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SPC와 비슷한 개념으로 환경 보호 크레딧(EPC)을 제안했다. 그는 “탄소배출권 거래는 현재 발생한 탄소가 거래의 대상이 되지만 EPC는 미래 시점의 탄소 감축 성과를 예측해 인센티브를 지급하자는 것”이라며 “기업은 약속한 탄소 감축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되고 투자자는 미래 수익을 기대하고 이런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