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에 보조금 대가로 기술이전 요구할 듯

입력 2024-11-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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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관련 규제 강화 차원...역내 기업 경쟁력 보호
과도한 규제로 역풍 맞을 수도...우려 목소리도

▲유럽연합(EU) 깃발과 중국 국기 오성홍기.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중국 기업에 보조금 대가로 기술 이전을 요구할 계획이다.

EU 관계자에 따르면 EU는 12월 공고할 10억 유로(1조4735억 원) 규모의 배터리 개발 사업부터 사업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은 유럽에 공장을 짓고,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는 조건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같은 요건이 다른 EU 보조금 사업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중국과 유사한 접근법이다. 중국은 외국 기업이 자국 시장에 접근하는 대가로 지식재산권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EU의 요건 강화는 환경규제와 보다 관련이 있다. 적극적인 기후대응에 나서고 있는 EU는 환경 규제를 강화해 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저가 수입품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EU 집행위원회(EC)는 중국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에 추가로 최대 3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9월에는 수소 보조금을 신청하는 기업에 대한 더 엄격한 요건을 도입해 전해조(전기분해에 필요한 장치) 부품의 25%만 중국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미 공장을 세운 중국 기업도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중국 CATL은 이미 유럽에 기가팩토리를 설립하도록 헝가리와 독일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했다. 중국 신재생에너지 기업 엔비전에너지도 스페인과 프랑스 시설에 수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개혁센터(CER) 수석 연구원 엘리자베타 코르나고는 “중국 부품에 대한 EU의 강경한 입장이 EU의 탈탄소화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르나고 수석 연구원은 “업계 지원을 위한 무역 보호 장치를 적용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비자 가격이 하락하는 건 아니지 않냐”며 “오히려 EU 자동차 기업이 중국과 경쟁하고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초 비공개 회의에서 EU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유럽에 막대한 투자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에서는 최종 조립 단계만을 위한 생산라인을 구축하라는 권고가 있었다.

게다가 유럽 기업들의 자체 배터리 생산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스웨덴 노스볼트는 생산량 확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파산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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