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 "추가상승 유효하지만 변동성 확대 조심해야"
코스피지수가 미국발 훈풍으로 급등 출발했으나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 상승폭이 줄어든 채 1430선에서 마감됐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보다 11.36포인트(0.80%) 상승한 1432.22를 기록하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이날 새벽 미국 증시는 인켈의 호실적에 힘입어 3% 이상 폭등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역시 장 초반 1440선을 넘어서는 등 급등했으나 개인들의 대규모 차익매물에 상승폭이 축소됐다.
미국 CIT그룹이 정부와의 금융지원 협상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오는 17일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탓으로 풀이된다.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코스피시장에서는 개인이 5137억원 순매도하며 급등세를 틈타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외국인이 5178억원 사들였다. 기관은 240억원 순매도하며 관망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은 기관 매도세에 초반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며 사흘만에 하락반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보다 4.39포인트(-0.90%) 떨어진 482.28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 역시 뉴욕 증시 급등에 49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기관의 매도공세가 이어지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343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79억원, 49억원 순매수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국내외 증시 상승에 따라 사흘째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12.80원 떨어진 1265.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부국증권 엄태웅 연구원은 "그동안 증시의 급락세를 이끌었던 악재들이 개선되며, 호전된 투자심리와 함께 지수의 추가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호재와 악재가 반복되는 현시점에서 특별한 상승모멘텀이 추가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한 국내증시의 박스권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특히 미국 고용 및 소비지표의 혼조세가 계속되면서, 아직까지 미국 경기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엄 연구원은 "이에 따라 아직까지 추세적인 소비개선을 기대하기는 이른 상황이다"며 "따라서 향후 국내증시는 수출비중이 높은 경제구조상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회복과 속도를 맞춘 점진적인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IT, 금융, 철강 등 국내 주요업종의 실적모멘텀이 다시 부각됨에 따라 이들 업종 중심의 추가반등여력은 남아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수급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어 박스권 상단부로의 추가반등은 유효하지만, 증시의 높은 변동성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