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서브웨이 일본서 부활 선언…“이런 방법 있었네”

입력 2024-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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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ㆍ기름 쓰지 않아 개점 비용 낮아
신선한 채소 등 앞세워 건강식 강조
일본 진출 30년…매장 160여 곳 그쳐
주문방식 개선해 제2의 전성기 노려

10년째가 되는 1999년까지 일본에 매장 2000곳을 열겠다.

▲미국 샌드위치 패스트푸드 서브웨이가 일본에 첫 매장을 연지 30년이 됐다. (출처 서브웨이재팬)

1990년 2월, 미국 샌드위치 브랜드 ‘서브웨이(Subway)’가 일본 진출을 알렸다. 진출과 함께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200곳의 매장을 열겠다”라고 공언했다.

같은 해 12월 미국 본사가 출자한 일본법인도 출범했다. 다만 출범 초기 목포였던 ‘10년이 되는 1999년까지 매장 2000곳’이라는 목표는 10개월 만에 축소했다. 현실적인 진입 장벽을 고려해 ‘8년 내 매장 1000곳’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1993년, 진출 3년째를 맞아 첫 번째 서브웨이 매장이 문을 열었다. 동시에 이 계획도 줄였다. 애초 출범 당시 ‘1999년까지 매장 2000곳’이라는 목표는 3년 만에 ‘1999년까지 매장 1000곳’으로 바꿨다. 애초 계획이 반 토막 난 셈이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서브웨이는 매장은 3만7000여 곳. 맥도날드 매장이 4만여 곳인 점을 고려하면 서브웨이도 적잖은 규모의 매장을 갖췄다. 다만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이 수치를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매장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서브웨이의 과거를 진단하고 이들이 추진하는 새로운 경영전략과 운영 방식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서브웨이 매장은 우리 생각보다 꽤 많다.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은 약 4만 곳, 서브웨이는 93% 수준인 3만7000여 곳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 서브웨이재팬)

10월 일본의 외식 대기업 와타미가 서브웨이 일본법인을 인수했다.

와타미 측은 “매장 3000곳을 낼 수 있는 프랜차이즈는 서브웨이가 유일하다”며 “맥도날드에 대항할 수 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야심 찬 계획을 내세운 반면, 서브웨이 일본 매장 수는 현재 160여 곳에 불과하다.

뜻밖에 서브웨이는 맥도날드보다 쉽게 매장을 열 수 있다. 상대적으로 비용도 적게 든다. 맥도날드처럼 감자를 튀기고(기름) 패드를 굽는(화력) 등이 없어도 된다. 그저 빵을 뜨겁게 만들어줄 작은 오븐 하나면 충분하다. 요리를 위해 불을 피울 일이 없다는 뜻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장 한 곳을 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닛케이는 “햄버거 체인이나 중국 요리점, 선술집 등보다 서브웨이 매장 개점비용이 훨씬 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메뉴 자체가 신선 채소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매장은 늘 깔끔하고 정갈하다. 덕분에 소비자에게는 건강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일본 시장 개척은 쉽지 않았다. 2014년 500곳을 정점으로 매장이 점차 감소한 것. 서브웨이 일본 홈페이지를 보면 현재 일본 매장은 160여 곳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쇼크로 인한 타격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패스트푸드지만 고객이 원하는 속 재료를 이용해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이 때문에 방문을 포기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서브웨이 홈페이지는 '서브웨이 주문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동영상마저 올라와 있다. (출처 서브웨이재팬)

서브웨이가 일본에서 영역을 확대하지 못한 배경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먼저 일본의 식문화 자체가 정갈하고 신선하며 담백하다. 이는 다른 패스트푸드와 달리 서브웨이만이 지닌 특징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그들의 장점이 일본 현지에서는 희석되는 셈이다.

갖가지 원인 가운데 주문 방법도 문제로 꼽힌다. 새로 서브웨이를 인수한 외식기업 와타미는 서브웨이의 단점을 가려내고 대안도 마련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주문 방식이다.

서브웨이 주문 방법에는 패턴이 존재한다. 먼저 고객이 원하는 샌드위치를 고른다. 이때 빵의 크기(cm)도 결정해야 한다. 빵 종류도 5~6가지다. 이 가운데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른다.

다음 단계에서 그 빵에 넣고 싶은 채소와 속 재료 등을 고른다. 이 위에 얹을 토핑도 입맛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어 먹어서는 안 될 채소가 있다면 이것도 주문에서 뺄 수 있다. 여기에 소스를 뿌려 먹는 샌드위치인 만큼, 원하는 소스나 드레싱까지 고를 수도 있다.

주문 방법도 문제지만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 일본 문화도 서브웨이의 발목을 잡았다.

여러 가지 메뉴 가운데 원하는 토핑을 하나하나 고르다 보면 종종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 이때 시간이 지체되면 뒤에서 기다리던 다른 고객에게 폐가 된다는 인식이 일본 현지에서 팽배하다. 결국, 원하지 않는 메뉴를 서둘러 고르는 경우도 존재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서브웨이에서 주문한 법도 자세히 나와 있다. 이게 문제다. 서브웨이는 패스트푸드지만 주문 자체가 쉽지 않고, 이를 안내까지 해야 하는 형국인 셈이다.

이러한 번거로움에 대해 외식업체 와타미는 “서브웨이는 주문하는 단계에서 높은 장벽이 많았다”라며 “앞으로는 간단하고 명쾌하게 주문할 방법을 마련하겠다”라고 공언했다.

이어 “직접 주문기를 통해 고객 스스로 주문할 수 있는 ‘셀프 오더’ 또는 스마트폰으로 미리 주문한 뒤 음식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오더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30년 넘게 역사를 이어온 서브웨이가 어떤 형태로 부활할지 지켜볼 일이다.

▲일본에 첫 매장을 연지 30년이 지났지만 매장은 160여 곳에 불과하다. 진출 초기 "10년 안에 매장 2000곳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출처 서브웨이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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