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선거에 완성차 업계 ‘촉각’…IRA 전면 폐기되나

입력 2024-11-06 17:37수정 2024-11-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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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폐지·관세 최소 10% 인상 공약
미 당국 보조금 지원도 불투명할 듯

▲미국 47대 다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이 유력해진 가운데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3.37포인트(0.52%) 내린 2563.51을 나타내고 있다.고이란 기자 photoeran@

미국 대선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완성차 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전망이다. 트럼프 후보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등에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과 투자를 늘려온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가 기존 조 바이든 행정부와 완전히 다른 정책을 펼치며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내세운 완성차 업계 관련 정책은 △IRA 폐지 △관세 인상을 통한 미 무역적자 해소 △대중국 수출통제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산업·통상 등 정책 상당수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후보는 2022년 8월 조 바이든 정부가 시행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등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는 IRA를 폐기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가동에 들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으로 자국에서 만든 전기차를 구매할 시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아이오닉 5는 기존에는 보조금 대상이었으나, 향후에는 보조금 지급 여부도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의회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IRA가 전면 폐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RA가 완전한 폐지는 안 되더라도 보조금을 축소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투자한 것에 대한 재정적 손실이 우려된다”라면서도 “현대차는 HMGMA 공장이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할 수 있도록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처럼 유연한 대처를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對중국 견제 강화…한국 자동차에 ‘관세 폭탄’ 이어질까

▲현대자동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메타플랜트(HMGMA). (자료제공=현대자동차)

특히 중국을 견제하면서 세계 무역 판도를 바꾸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정책으로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에도 관세 폭탄도 이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는 중국산에 60%를,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는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와 무협에 따르면 올 1~6월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19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9%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국내 생산 물량 355만대 중 111만대(31.3%)를 미국에 수출했다. 미국 현지 생산 물량도 77만대에 달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곳은 굉장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라면서 “현대차는 대미 흑자가 크고 시장 내 점유율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10% 관세 부과가 될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대(對)중국 압박을 지속할 전망이다. 한국 완성차 업계도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제3국에서 시장을 확장하는 문제에 대해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간의 관계에 따라 우리의 자율주행 사업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2024 미 대선 향방에 따른 자동차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도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부품을 대체하면서 단기적으로는 한국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미국 정치권이 자국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어 한국 기업이 3~4년 이내에 미국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가 친밀한 관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우리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뒤쳐진 가운데 테슬라가 우위 굳히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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