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탈퇴’ 한 달 동안 먹통…소비자만 좌불안석
빠른정산 유인책에도…셀러 반응 미지근
카드사 협조도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
이커머스 업체 티몬의 회원 탈퇴 기능 먹통 등 기본적인 시스템까지 흔들리면서 티몬의 정상화 작업 성공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운영 정상화의 필수 조건인 판매자(셀러)들은 입점을 주저하고 있고 카드사들의 협조도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하면서 정상화가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티몬의 회원 탈퇴 기능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먹통이 됐다가 최근 복구됐다. 이 기간 동안 개인정보 유출 등을 우려한 소비자는 회원 탈퇴를 하고 싶어도 자력으론 할 수 없었다.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티몬은 “시스템 정비 작업 중에 발생한 (오류)이슈”라면서 부랴부랴 시스템 복구에 나섰다.
이를 두고 가장 기본적인 회원가입·탈퇴 시스템에 구멍이 생겼는데, 플랫폼을 정상화하는 기간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티몬은 회생절차와 동시에 이커머스 사업을 위한 플랫폼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티몬에 출근하는 직원은 개발팀, MD 등 약 200여 명이다. 이들은 티몬이 플랫폼 정상화를 선언한 지난달 중순부터 출근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티몬은 8월 조직개편을 통해 재무와 자금 조직을 신설하고 기술·개발조직을 구축했다. 또 결제 조직, 법무 조직 등으로 업무 지휘 체계를 확립하고 상품본부를 신설했다.
문제는 정상화 시점이다. 앞서 류광진 티몬 대표는 에스크로 기반의 정산 시스템을 갖춘 신규 플랫폼 오픈 시기를 이달 초로 공언했으나 이마저도 연기된 상태다. 티몬은 이달 중으로 정상화를 끝내겠다는 목표다.
다만 정상화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픈마켓 사업을 정상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셀러 모집이 필수다. 이에 티몬은 △에스크로 기반 빠른 정산 △프로모션 참여 비용 0원 △전월 매출액에 따른 광고비 미수취 △재개된 판매에 대한 유보금 0원 등을 셀러 유인책으로 내놨다. 특히 에스크로를 활용할 경우 배송 완료 시점으로부터 3일 안에 정산이 가능하다는 게 티몬의 설명이다. 하지만 셀러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한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 셀러는 “판매 채널을 늘리는 차원이라면 당연 입점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정산금을 못 받은 상황이라 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떠난 카드사와 전자결제대행업체(PG)사의 발걸음을 다시 돌리는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상품 구매 시 소비자들이 주로 카드 결제를 선호하는 만큼 이들의 티몬 입점 여부가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카드 결제는 막힌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티몬은 카드사들의 협조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PG사 등이 선 듯 들어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상화가 되더라도 미환불 등으로 인해 쇼핑몰 신뢰도도 떨어진 상태라 고객들도 얼마나 다시 돌아올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