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대 계열사 올해 1조8천억 회사채 발행 '블랙 홀''

입력 2009-07-13 14:3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중공업·인프라코어·건설 등 그룹 유동성 여전히 '불안'...또 M&A 나서나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이 올 상반기에만 발행한 회사채가 1조 8000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유동성 악화설에 휘말렸던 두산그룹이 최근 또 다른 M&A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한 자금을 끌여 들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들의 저조한 실적과 부정적인 주가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거래한 회사채 발행은 또 다른 부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회사채시장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가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미 1조원 가량의 회사채 발행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1월 4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 발행을 시작으로 2월 1500억원, 3월 2300억원, 4월 1600억원, 5월 2000억원 등의 공모 및 사모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역시 지난 1월 29일 4000억원 발행을 시작으로 3월 1000억원, 5월 4000억원 등 총 9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두산건설도 지난해 건설겨이 악화로 1600억원에 이어 올해들어서만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내달 또 다시 1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회사채를 무더기로 발행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은 오버행(Overhang) 이슈로 신뢰까지 무너진 상황이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2분기 실적이 매출 1조6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자회사인 두산엔진 역시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두산중공업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북미와 유럽의 침체 장기화로 형편이 좋지 못하다.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로서는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북미건설기계 시장은 바닥을 다지는 중이나 유럽의 건설, 공작기계 시장침체는 지속되고 있어 업황 개선의 징후가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밥캣 인수 등으로 차입금이 급증했다. 순차입금은 지난 2007년 9940억원에서 올해 3월말 2조2710억원으로 불어나 있는 상황에 이같은 회사채 발행은 차입금 부담을 더욱 가속화 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A증권사 채권영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부터 들이닥친 일부 산그룹 계열사들의 크레딧 위험은 다소 해소된 상황이지만, 그룹 전체적으로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된 상황은 아니어서, 바람이 불면 언제라도 불길이 번질 수 있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두산그룹 사업의 한 축인 조선쪽 경기가 상당히 안좋아졌고 두산엔진같은 경우 수주가 둔화되고 있으며, 두산인프라나 중공업의 경우 약간 나아지고 있지만 차입금 규모에 비해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또한 올 상반기에 지나치게 많은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향후 1~2년 정도 여유가 있을 것 같지만, 그것이 대부분 실질적인 구조조정이라기 보다는 SPC의 매각을 통해 경영권은 유지하면서 일부 사업부문을 메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구조조정이 더 진행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