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3분기 실적 ‘흐림’…中 부양책 효과 기대

입력 2024-10-2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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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저가 제품 유입 등 홍역
中 경기 부양 조치 반등 분위기
9월 건설기업 체감경기 6.4p ↑
“공급 초과 해소…시장 안정”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제철)

철강업계가 글로벌 시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이면서 올해 3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건설 경기 회복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지주 등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을 1770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동기(3775억 원) 대비 53.1% 줄어든 규모다. 매출 또한 8.5% 감소한 7조61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철강사들은 상반기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역대급 엔저로 홍역을 치렀다. 철강 제품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이 늘어나면서 수요 자체가 저조한 상황이다. 이 영향으로 국내 철강업계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부양 조치로 자국의 건설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철강사들도 반등 조짐을 보인다. 주택담보 대출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면 건물에 들어가는 철강 제품 수요가 늘어 철강업계에 호재로 작용한다.

중국은 침체기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구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화이트리스트(정부가 선정한 우량 부동산) 대출 공급을 연말까지 4조 위안(약 767조 원)으로 늘리고 100만 가구 규모 주택을 개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고 유동성 확대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4일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에선 주택 매수와 매수 희망이 늘었다.

국내 건설 경기도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5.6을 기록하며 전월(69.2) 대비 6.4포인트(p) 상승했다. 세부 실적지수 중 종합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신규수주지수(72.6)가 4.6p 올라 5월 신규 도입 이후 처음으로 70대를 기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에 묶여 있던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며 “수요자를 늘릴 수 있는 다주택자 규제 완화 같은 정책도 건설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강사들은 계산기를 다시 두들기며 수익성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의 저가 공세로 무역 불균형이 심화했지만, 중국발(發) 공급 초과 현상이 해소되면서 시장 가격이 안정을 찾고, 국내 철강사들도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내년 초 우리나라가 제재한 반덤핑 제품이 비제재 대상국을 경유해 우회 수출되는 경우, 기존 덤핑 조사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우회 덤핑 방지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자발적인 공급 조절 노력으로 철강재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부양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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