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라진 지방…출산율 반등해도 저출산 극복 어려워

입력 2024-10-20 13:33수정 2024-10-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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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최근 5년간 30~34세 여성 40% 이상 감소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영등포구·한경협 중장년내일센터·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 주관 2024 희망·행복·미래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비수도권의 30~34세 유출이 가파르다. 경남 거제시는 최근 5년간 해당 연령대 여성이 40% 이상 감소했다. 30~34세는 출산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의 출생아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 나아가 지역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을 의미한다.

본지가 20일 국가통계포털(KOSIS) 주민등록연앙인구 통계를 활용해 시·군·구별 30~34세 여성 증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30~34세 여성은 159만1072명(소수점 생략, 이하 동일)으로 2018년(156만5827명) 대비 2만5244명(1.6%) 증가했다. 총인구 감소(-0.3%)에도 에코붐 세대(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 1991~1996년생)의 30대 진입으로 일시적으로 늘었다.

다만, 30~34세 여성 증감은 지역별 차이가 크다. 서울은 1만1865명(3.2%), 인천은 7199명(7.8%), 경기는 3만7836명(9.3%) 느는 등 수도권에서는 5만6900명(6.5%) 증가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도지역을 중심으로 30~34세 인구가 감소했다. 2015년 이후 지방 25~29세 여성들이 수도권으로 대거 이동한 결과로 현재 30~34세 인구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울산(-9.1%)을 제외한 광역시는 30~34세 여성이 늘거나 5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도지역은 군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줄고 있다. 5년간 30~34세 여성이 20% 이상 감소한 시·군·구는 49개, 30% 이상 감소한 시·군·구는 17개다. 울산 동구(-33.8%)를 제외한 모든 지역은 도지역 소재 시·군이다. 시·도별로 울산은 1개, 강원 2개, 충북 5개, 충남 5개, 전북 6개, 전남 12개, 경북 7개, 경남은 11개 시·군·구에서 30~34세 여성이 20% 이상 줄었다.

전국에서 30~34세 유출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경남 거제시다. 지난해 5147명으로 5년 전보다 3669명(41.6%) 감소했다. 전남 목포시는 감소율이 20.1%로 타 시·군·구 대비 크지 않으나, 감소 폭이 1241명으로 거제시에 이어 두 번째다.

총인구 측면에서 이들 지역의 문제는 크게 부각하지 않는다. 거제시와 목포시의 5년간 총인구 감소율은 각각 7.1%, 6.6%로 한 자릿수다. 문제는 30~34세 여성 감소의 영향이 총인구 감소보다 크다는 점이다. 30~34세는 모든 연령대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다. 30~34세 여성 감소는 곧 해당 지역의 출생아 감소를 뜻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유소년인구 감소,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종착지는 지역소멸이다.

경북 울릉군(160명), 영양군(196명), 청송군(257명), 봉화군(297명), 대구 군위군(231명) 등 5개 군지역은 지속적인 여성 유출로 30~34세 여성이 300명도 안 남았다. 이들 지역은 합계출산율이 회복돼도 그 효과가 30~34대 여성 감소로 상쇄돼 출생아가 늘기 어렵다.

이같은 비수도권 30~34세 여성 감소의 주된 배경은 ‘일자리’다. 거제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조선업 수주절벽으로 수년간 대량 실직이 발생했다. 기존 수주물량 덕에 생산직은 그나마 자리를 지켰으나, 설계·사무 직렬에 종사하던 여성 인력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서비스업 등 대체 일자리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 같은 고용 충격은 유출로 이어졌다. 다른 지역들도 대체로 제조업, 건설업, 농림어업 의존도가 높고, 서비스업 등 여성 고용 기반이 취약하다.

30~34세 여성 수도권 쏠림은 수도권에서도 부정적이다. 특정 연령·성별의 과도한 인구밀도는 취업·혼인 시장에서 과도한 경쟁을 초래하고 기회비용을 높여 혼인·출산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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