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약 3년만 ‘긴축 종료’에 기업 신규 설비투자 유동성도 ‘꿈틀’

입력 2024-10-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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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국내 통화정책이 3년여 만에 ‘인하’로 노선을 바꿔 잡으면서 기업들의 신규 투자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기업이 설비 증설 등 대규모 투자 확충에 필요한 자금을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인하하면서 본격적인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벗)의 시작을 알렸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시장에 돈을 풀어 부진한 경기에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판단한 것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기업들의 신규 설비투자 금액은 연평균 약 2조 원이 늘어나고, 0.25%p 오를 땐 약 4조 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이후 올해까지 약 6년간 국내 상장(유가·코스닥)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을 분석한 결과다.

금리와 기업 설비투자 간에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이에 연동해 시장금리도 하락하고,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기업 자금조달 비용 역시 줄어든다. 기준금리가 1.75%였던 2018년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은 13조1250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한은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금리를 0.50%p 인상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2019년 7월과 11월 모두 0.25%p씩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그해 말 금리는 연 1.25% 수준까지 내려왔다. 2019년 기업 신규 투자액은 14조4480억 원으로 2018년보다 약 10% 올랐다. 다만 2020년에는 0.50% 제로금리 시대가 열렸음에도 기업 설비투자액이 6조7410억 원으로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 수준보다 사업 환경과 경기 업황에 더 큰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투자 위축은 2021년 들어 제로금리 레벨과 함께 급격히 개선되기 시작했다. 2021년 기업 설비투자액은 14조8038억 원으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유례없이 찾아온 고강도의 금리 인상은 시중의 유동성을 말라붙게 만들면서 기업 신규투자도 크게 감소시키는 역할을 했다. 2022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금리는 1년 새 1.25%에 3.50%로 수직 상승했다. 2021년 약 15조 원에 육박했던 기업 설비투자액도 2022년 10조7343억 원, 2022년 10조120억 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다만 올해 기업 설비투자액은 42조5512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약 3년 만의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과하게 선반영됐고,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 성장 정책에 발맞춰 재계도 국내 투자 및 고용 확대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투자 증가는 경제성장의 선순환에도 긍정적이다. 투자를 통해 생산과 소비가 늘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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