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치매 치료제 등장…K바이오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4-10-10 05:0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젬백스앤카엘·아리바이오 등 치료 치료제 임상 진행 [초고령사회 치매②]

치매 정복은 아직 인류가 이루지 못한 꿈이다. 최근 초기 알츠하이머병에 효능이 있는 치매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잇달아 받으면서 그 가능성이 조금씩 보이지만, 더 뛰어난 효능을 바라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치매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속도는 아리바이오가 가장 빠르다. 아리바이오의 먹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은 11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실시 중이다. 내년 말까지 임상을 마치고 2026년 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 ‘AR1005’도 먹는 약으로 개발 중이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치매로, 치매의 특징적인 증상 외에 파킨슨병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젬백스앤카엘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넘어 중등도·중증 환자를 타깃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올해 4월 ‘GV1001’의 글로벌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고, 국내에서는 계열사 삼성제약이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GV1001은 최근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성운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팀이 지난달 26일 미국 학회(ReThink 신경면역학 심포지엄 2024)에서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GV1001은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 주위로 뇌 속 청소부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의 이동을 촉진해 식균작용을 유도함으로써 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기억력 저하와 신경세포 손상을 지연시켜 증상 완화를 넘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앤디파마텍은 ‘NLY01’을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다발성 경화증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브이티바이오는 천연물에서 유래한 ‘VT012’의 국내 임상 2b/3상과 세포치료제 ‘VT301’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증상이 발현되면 되돌릴 수 없고 초기 단계일수록 치료 효과가 높아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자기공명영상(MRI)나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정밀 진단할 수 있는데, 혈액진단의 경우 이보다 간편하고 진입장벽이 낮다.

피플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화 정도를 측정해 해당 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혈액진단‘ 알츠온’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국내 허가를 받았다. 올해는 영국, 헝가리,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퍼코퍼레이션과 퀀타매트릭스가 공동 개발한 ‘알츠플러스(AlzPlus)’는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에 선정돼 2년 동안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처방 및 검사가 가능해졌다.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없는 중년층 피검사자의 혈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를 포함한 4종의 바이오마커를 측정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예측하는 의료기기다.

최근 주목받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치매 진단 연구가 활발하다. 뷰노의 AI 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지난해 10월 FDA 인증을 받았다. 딥러닝을 기반으로 뇌 MRI 영상을 분석해 뇌 영역을 100여 개로 분할, 각 영역의 위축 정도를 정량화한 정보를 1분 내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주요 퇴행성 뇌질환에서 발생하는 여러 치매를 진단하는 것을 돕는다.

한편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한 FDA 치매 신약 ‘레켐비’는 올해 5월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정맥주사제형이라 2주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투약해야 한다. 연간 치료비용은 미국에서 3500만 원, 일본에서 2700만 원 수준인 고가의 약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