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X로 귀환한 트럼프...머스크와 2시간 대담

입력 2024-08-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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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앞두고 X 활동 재개도
접속 장애로 41분 늦게 시작
“지구온난화 아닌 핵온난화가 최대 위협
김정은·푸틴 등 잘 알아, 자기 게임의 최고봉”
EU, 트럼프·머스크 밀착행보에 “가짜정보 유포 우려”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엑스(X·옛 트위터)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대담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유세장 피격 당시를 회상하고 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 대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 등을 언급했다. 대담에 앞서 최소 8개의 개별 게시물을 올리면서 1년 만에 X에 복귀했다. 팜비치(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복귀했다.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대담을 앞두고 약 1년 만에 X 활동을 재개했다. 머스크와는 두 시간가량 대담하면서 논란이 많은 자신의 주장을 공격적으로 펼쳤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담은 영상과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영상 등 여러 개의 콘텐츠를 올렸다.

또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보다 여러분들 살림살이가 나아졌나요?”라는 질문에 이어 “내가 재집권하면 아메리칸드림을 다시 한번 가능하게 하고,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하며 다시 위대하게 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트럼프가 X에 글을 올린 것은 지난해 8월 조지아주에서 형사 기소돼 검찰에 출두했을 당시 찍은 자신의 머그샷(범죄 용의자 인상착의 기록용 사진) 사진을 올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X가 트위터였던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 난동 사태를 부추겼다는 이유로 트위터를 포함한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다음 달인 2022년 11월 트럼프의 계정을 복구시켰지만, 트럼프는 지난해 8월 단 하나의 게시물을 올린 이후 활동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이용해왔다.

이날 저녁 트럼프는 머스크 CEO와 두 시간 넘게 대담을 나눴다. 대담은 당초 미국 동부시간 오후 8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접속 장애가 발생해 41분 늦게 시작됐다. 머스크는 접속 장애 이유로 ‘디도스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대담에서 불법 이민자는 정신병자나 범죄자라고 주장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뒤 취한 행동이 “엄청난 영감을 줬다”고 칭송하고, 이민자 정책 등 발언에 모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식 지지하며 ‘아메리카 팩’이라는 이름의 슈퍼팩(super PAC, 정치활동위원회)을 만들어 자금을 기부하고 있다.

대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류에 최대 위협은 ‘지구온난화’가 아닌 ‘핵온난화’”라며 핵무기 확산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의 최고 지도자와 잘 지내는 것이 상책이라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그는 “푸틴과 김정은, 시진핑을 잘 안다. 그들이 좋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터프하고 총명하며 자기들 게임에서 최고봉”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 재임 중에는 푸틴과 잘 지내 그의 침략 행위를 억제했다”며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로 북한발 위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밀착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의 합계 팔로어 수가 약 2억8000명에 달하는 데, 두 사람의 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이 대선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대담에 앞서 “증오와 무질서, 폭력을 선동하거나 특정 가짜정보 관련 콘텐츠가 유포될 수 있다”면서 “머스크는 EU 디지털법(DSA)에 따른 ‘상당한 주의(due diligence)’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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