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계 파워] 작지만 강하다…‘1.5%’ 인도계, 미국 경제·정치 주도 ‘파워트레인’ 부상

입력 2024-08-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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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비중 1.5%지만 납세 비중은 6%
MS·구글 등 IT 주요 기업 상당수 인도계 CEO
과학·요식업·문화계도 인도 파워
해리스 등 정계서도 세력 강해져

▲출처 보스턴컨설팅그룹. 사진출처 AP뉴시스

미국 전체 인구에서 1.5%에 불과한 인도계가 미국 경제와 정치를 주도하는 ‘파워트레인’으로 부상했다. 특히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인도계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낙점되면서 인도계 열풍이 더 확산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글로벌 인도 이민자 리더들의 비영리 조직인 인디아스포라의 의뢰로 최근 발간한 ‘인도계 미국인 영향 보고서: 작은 커뮤니티, 큰 기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인 사회에 머무는 인도계는 약 500만 명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도계는 공공서비스와 비즈니스, 문화, 혁신 등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보고서는 “인도계 미국인들의 이야기는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던 의욕적인 이민자들과 그들의 자녀에 관한 이야기”라며 “또 미국 사회의 활기찬 태피스트리(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에 다채로운 색깔을 추가한 리더이자 혁신가이자 선구자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실리콘밸리 주도, 미국 경제 이끄는 산업 일꾼

그중에서도 실리콘밸리는 인도계 영향력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전 세계 IT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 상당수가 인도계의 지휘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인도계 최고경영자(CEO)는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16곳을 이끌고 있다. 이는 270만 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거의 1조 달러(약 1362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인도계는 미국에 있는 648개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중 72곳을 공동 창업하고 5만5000명 이상을 창업했다. 이들이 세운 스타트업 기업가치는 총 195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내 인도계 인구는 1% 남짓이지만, 이들이 내는 세금은 전체 6%를 차지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과학계· 요식업계서도 맹활약

인도계 미국인은 과학과 요리, 웰빙, 문화 등에서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인도계 과학자들은 미국 국립보건원이 제공하는 보조금의 약 11%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출판물의 13% 역시 인도계 과학자들이 기여한 것이었다.

또 현재 2만2000명의 인도계 교수진이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정규 교수진의 약 2.6%를 차지한다. 2022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첫 번째 여성 총장이 된 닐리 벤다푸디 박사를 비롯해 스탠퍼드대 도어 지속가능 스쿨의 초대 학장인 아룬 마줌다르와 같은 뛰어난 학계 리더들도 다수 있다.

요식업계에선 미슐랭 스타 셰프인 비카스 칸나를 비롯해 마닛 차우한, 로니 마줌다르 등 여러 유명 요리사가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 밖에도 디왈리나 홀리와 같은 인도 전통 축제가 미국에서 널리 기념되고 있고 할리우드에 빗댄 볼리우드가 여전히 영향력을 넓히는 등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하는 추세다.

해리스가 대통령 될까?...정계마저 장악 중인 인도계

인도계 힘은 특히 정계에서 세지고 있다. 인도계는 미국 유권자 인구의 0.6%에 불과하지만, 현재 연방 의회에는 5명의 인도계 의원들이 있다. 범위를 주의회로 넓히면 거의 40명에 달한다. 이는 미국 내 아시아계 중 단연 최다 기록이다. 그 밖에도 2명이 주지사를 지냈고 현재도 여러 명이 의회나 백악관에서 직책을 맡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어머니가 인도계인 것은 물론, 이민자에 부정적인 공화당에서도 인도계 파워는 막강하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의 아내 우샤 밴스를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와 경선에서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와 비벡 라마스와미 역시 대표적인 인도계다. 11월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중 누가 승리하든 백악관에 인도계의 영향력이 스며들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도계 유권자들도 점차 세력을 키우는 분위기다. 정치 활동을 하는 인도계를 지원하는 단체인 인디언아메리칸임팩트펀드는 ‘카멀라와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모금 사이트를 개설했다. 펀드 관계자는 “유권자 등록이 72시간 만에 700% 증가했다”며 “대부분이 35세 미만”이라고 말했다. 또 해리스 캠프는 24시간 만에 810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모금액을 달성했는데, 여기엔 인도 관련 단체들이 재빨리 동원된 효과가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도계 미국인들이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인도계는 미국 내 아시아계 중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정치와 시민 참여에 관한 거의 모든 척도에서 인도계는 상위권에 속해 있다”며 “이는 강력한 민주주의 전통과 영어 구사율이 높은 국가에서 뿌리를 둔 것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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