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전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본격화하자 경매시장까지 들썩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서울보다 경기와 인천지역에서 ‘낙찰가율 100%’ 이상 매각 비중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전문가는 아파트 매맷값 추가 상승 여력이 남은 만큼 경매시장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4일 부동산 경매 전문 기업 지지옥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낙찰 건수는 총 149건으로 이 중 낙찰가율 100% 이상에 낙찰된 사례는 20건, 전체 낙찰 사례 중 비중은 13.4%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낙찰가율 100% 이상 거래 비중 11.8%(전체 143건 중 17건)보다 1.6%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경기와 인천지역은 지난달 서울보다 아파트 경매 중 낙찰가율 100% 이상 매각 비중이 더 많이 늘었다. 경인 지역은 지난달부터 이달 2일까지 총 444건이 낙찰됐으며 이 가운데 낙찰가율 100% 이상 사례는 27건으로 비중은 6.1%였다. 7월 기록은 6월 전체 낙찰 사례 333건 중 낙찰가율 100% 이상 매각 비중이 2.1%(7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p 급증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울과 비교하면 3배 이상 큰 상승 폭이다.
경인 지역에서 7월 기준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사례는 지난달 22일 평택지방법원 경매1계에서 진행된 경기 평택시 ‘세경’ 전용면적 55㎡형이다. 해당 물건 감정가는 1억2400만 원이었지만, 최종 낙찰가는 1억6521만 원으로 낙찰가율은 133%에 달했다.
또 지난 1일 부천지방법원 경매10계에서 열린 김포시 ‘신안실크밸리’ 전용 85㎡형 경매 결과, 최종 낙찰가 5억7111만 원을 기록해 낙찰가율 123%로 집계됐다. 이는 감정가 4억6400만 원보다 1억 원 이상 비싼 수준이다. 이 밖에 인천에선 서구 청라와 중구 영종하늘도시 일대 단지에서 낙찰가율 100% 이상 매각 사례가 포착됐다.
이렇듯 지난달을 기점으로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100% 이상 낙찰 사례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최근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클 때만 경매시장으로 응찰자가 몰리고, 낙찰가율도 오른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7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8%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전주 대비 소폭 줄었지만, 이번 주를 포함해 1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도권에선 인천은 전주 대비 0.04%p 오른 0.18%, 경기도는 지난주와 같은 0.08% 상승으로 강세를 나타났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최근처럼 집값이 오르는 시점에는 경매 낙찰가율이 100% 넘는 사례가 많이 나온다”며 “감정가는 과거 시점에 책정된 경우가 많으므로 낙찰가율 100%를 넘기더라도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만큼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이어서 “당분간 낙찰가율 100% 이상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인천은 송도나 검단, 청라 등 일부 지역에서만 낙찰가율 고공행진이 예상되고, 경기나 지방 역시 일부 핵심지에서만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