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신사, 정책 놓고 ‘동상이몽’

입력 2009-07-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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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통위원장, "과열경쟁 자제하라"...업계 "요금인하 왈가왈부 말아라"

정부와 통신사업자들이 마케팅, 투자계획 등 정책을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밝혀 향후 통시시장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열린 통신사업자 CEO 조찬 간담회에서 마케팅, 투자계획, IPTV 활성화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동통신 업체의 과열경쟁이 도를 넘어섰다. 오늘부터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라”며 “근본적으로 품질과 서비스에 집중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행해 달라”고 압박을 가했다.

특히, “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나 IPTV와 같은 신규융합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 하라”며 “저렴하고 다양한 통신요금 상품 출시를 통해 결제위기 극복과 서민생활 안전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통신요금 인하가 정부 정책으로 결정될 수는 없으며, 업계의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요금 인하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정착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KT 이석채 회장은 “고객들은 아직도 통신비를 가계비로 생각한다. 바람직한 것은 기술개발을 통한 요금인하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방통위가 주도하는 요금인하 정책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정책의 효율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최근 과열된 마케팅 시장에 대해서도 방통위는 강력한 규제안을 검토 중이며, 투자비용을 초과하는 마케팅 비용을 조사해 시장 과열을 주도하는 업체에 패널티를 적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방통위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최근 이동전화 시장에서 가입자 확보비용과 단말기 보조금을 중심으로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과열 마케팅 활동 자제와 여기에서 절감된 비용을 서비스 품질 경쟁에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이동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약 10% 증가한 323만 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매년 2분기를 기점으로 마케팅 과열양상이 반복되는 점을 볼 때 정부에서 사전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마케팅 관련해서는 매년 5~6월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통 3사 모두 돈을 많이 써도 시장이 변하지 않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싸우면 시장이 커진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셋이서 피를 흘리고 싸우고 있으니 누가 좀 말려 달라”고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투자계획은 당초 올해 목표로 했던 6조8000억원에 크게 밑도는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방통위의 압박이 더해질 전망이다.

신 국장은 “올해 상반기 주요 통신사업자의 투자가 당초 계획했던 것 보다 저조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통신사업자의 적극적인 투자집행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사업자의 올해 상반기 투자는 올해 투자 목표 대비 58%인 4조1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상반기 목표액의 80% 수준이다.

LG텔레콤 정일재 사장은 “투자는 반드시 집행하겠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중계기와 기지국 등 멀티장비에 대해 하반기 주파수 할당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투자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마련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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