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 지는 IT업계 트렌드 속에 생겨나는 자격증
2022년 메타버스 자격증 99건·2021년 드론 자격증 97건
"채용 시자격증 본다" AI기업은 1.1% 불과
국내에 인공지능(AI) 관련 민간 자격증이 284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분야에서 인력 수요가 높아지면서 올해만 98건의 새로운 자격증이 생겼다. 다만 범람하는 자격증이 실제 취업에 영향력을 끼치지는 않는 모양새다.
7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4일 기준 AI 관련 민간 자격증은 284건으로 집계됐다. 2024년 98건, 2023년 75건, 2022년 25건 등으로 올해 급증세를 보였다.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검증하는 자격증부터,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활용능력 자격증, 생성형 AI를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지도사·콘텐츠 강사 등 갖가지 자격증이 넘쳐난다.
KT 발급하는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 SK이노베이션이 발급하는 SKills for Ai&Data Anaytics(SKADA) 등 기업에서 직접 채용에 활용하기 위한 자격증도 있다. 다만 수백개에 달하는 시중의 민간 자격증이 실제 채용과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실제로 AI 기술 기업은 채용 시 경력과 직무 관련 경험을 가장 중시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는 학벌보다는 전공, 실제 개발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프로젝트에 실제 투입될 실무형 AI 전문 인력은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2023 인공지능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응답기업 2354곳이 인력 채용 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사항은 ‘경력, 경험’으로, 비율도 50.3% 압도적으로 높았다. 뒤이어 △보유기술 18.5% △전공학과 12.1% △태도/성격 11.3% △학력 6.7% △자격증 1.1%로 집계됐다. 특히 AI 서비스 기업에서 자격증을 보는 비율은 0.8%, AI HW(하드웨어) 기업은 0% 에 불과했다.
이달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한 AI기반 공급망관리 SW기업 엠로에서는 AI 관련 직군 채용 우대사항으로 국가 공인 자격증과 생성형 AI 관련 지식·경험 보유자 등을 꼽았다. 엠로 관계자는 “AI 관련 학과를 전공했거나 정보처리기사 및 데이터분석준전문가(ADsP) 자격증을 보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엠로의 AI 솔루션은 구매와 관련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구성되기 때문에 AI뿐 아니라 구매 SCM(공급망관리)에 대한 기본 지식이나 관심이 있는 분이면 좋다”고 말했다.
IT업계의 인력 수요와 트렌드에 따라 관련 민간 자격증이 우후주숙으로 생겨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VR(증강현실),XR(확장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2022년에는 메타버스 관련 민간 자격증이 99건 새로 등록 됐다. 반면 올해 등록된 메타버스 민간 자격증은 4건에 불과하다. 2021년에 97건으로 급증했던 드론 관련 자격증은 2022년 54건, 2023년 55건, 올해 21건으로 뚝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