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유럽서 AI 기능 출시 보류”...EU 규제당국 압박용?

입력 2024-06-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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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애플 인텔리전스 등 AI 기능 유럽 출시 보류키로
EU 27개국 영향권...역내 소비자 불만 고조에 당국 압박받을 듯

▲애플 로고. 뮌헨(독일)/AP뉴시스

애플이 아이폰 등에 탑재할 예정인 인공지능(AI) 기능 출시를 유럽에서는 보류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출시 보류 이유로 디지털시장법(DMA)과 관련한 ‘규제 불확실성’을 들었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성명을 내고 디지털시장법(DMA)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보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애플 인텔리전스’와 아이폰 미러링, 화면 공유 기능인 셰어플레이(SharePlay)와 같은 새 AI 기능을 올해 유럽연합(EU) 국가에서는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성명에서 “DMA의 호환성 요구는 우리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의 무결성을 훼손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그러면서 “우리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 유럽 당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애플은 지난 10일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 등 자사의 모든 기기에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러나 애플이 이번에 EU 권역에서 이런 새 기능 출시를 보류하기로 함에 따라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27개국 소비자들은 당분간 애플의 AI 기술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월부터 EU에서 시행된 DMA는 애플과 구글,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을 ‘게이트키퍼’로 규정하고, 이들이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반드시 허용하게 했다. 또한, 여러 서비스에 개인 데이터를 결합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반하면 당국은 해당 회사에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AI 기능들이 어떻게 DMA를 위반할 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해당 기술을 유럽에서 출시를 보류하게 되면 EU 역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으며, 이는 곧 당국에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이미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려는 EU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 시행 후 애플이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앱스토어 내 결제 등을 강요했다는 혐의로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왔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이번 AI 기능 보류 발표에 대해 “게이트키퍼들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 규칙을 준수하기만 한다면 유럽에서 그들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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