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업황 부진에 ‘너도나도’ 감산 행렬

입력 2024-06-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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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강 생산량 2122만t
작년 比 5% 감소…코로나 회귀

현대제철, 특별보수 1개월 연장
동국제강, 시장 침체에 야간 조업

▲근로자가 고로에서 쇳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건설경기 부진 여파로 철강업계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역대급 엔저 등 업황 악화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생산량 조절 등 수익성 방어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13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1~4월) 조강 생산량은 2122만 톤(t)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2235만 톤) 대비 5.0% 감소한 규모다. 코로나19로 전방산업의 수요가 줄면서 감산을 시행했던 2020년(2202만 톤)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재고도 쌓이고 있다. 건축 자재인 철근 재고량은 올해(4월 기준) 64만7000톤으로 작년 동기(47만4000톤) 대비 3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후판은 내수 판매가 줄면서 38만5000톤이 쌓였다. 이는 작년 동기(32만6000톤) 대비 18.1% 늘어난 규모다.

조선사와 건설사는 철강업계의 대표 수요처다. 조선업계는 10여 년 만의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했지만, 국산 후판을 고집하기보다 값싼 후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인 인식과 달리 최근 중국산 제품도 품질을 인정받는 추세다.

건설 선행 지표로 인식되는 건설 수주와 건축 허가, 착공, 분양 등 모든 지표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주택 인허가는 7만4558건으로 전년(9만6630건) 동기 대비 22.8% 줄었다.

이에 철강업계는 수익성 방어를 위한 카드로 ‘감산’을 꺼내 들었다. 철근 수요가 급감하자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밤에만 전기로를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2월 시작한 인천공장 전기로 설비 보수 작업을 7월 28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애초 현대제철은 전기로 2기 중 90톤 규모의 제강설비 보수 작업을 이달 26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보수 기간을 연장했다. 4월 보수 기간을 20일가량 늘린 데 이어 추가로 13일을 연장했다.

9월에는 당진제철소의 155톤 규모 전기로 제강 보수가 예정돼 있다. 예정된 셧다운(가동 중단) 기간은 3개월이다. 현대제철 내부에서는 올해 봉형강 공장 가동률을 6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야간 생산 체제로 비용을 절감한다. 기존의 4조 3교대 체제는 유지하되 낮에는 전기로를 끄고 전기료가 저렴한 새벽 시간 공장을 가동한다. 이에 따라 80%대였던 인천 전기로 공장 가동률은 60%대로 떨어지게 된다.

야간 조업을 통해 철근 생산 원가의 약 10%를 차지하는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산업용 전기료는 야간 시간대가 주간 대비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의 감산을 시작으로 다른 철강사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건설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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