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럭셔리 전기차’ 그 자체…캐딜락 리릭

입력 2024-06-13 08:12수정 2024-06-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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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릭, 브랜드 첫 전기차이자 첫 얼티엄 적용 모델
웅장한 차체와 ‘럭셔리’에 걸맞는 섬세한 디자인
소음·진동 깔끔하게 잡아내며 완벽한 정숙성 선사
‘럭셔리 전기차’ 찾는다면…리릭은 ‘최선의 선택지’

▲리릭(외장 색상 크리스탈 화이트 트라이코트) 정측면 이미지. (사진제공=캐딜락코리아)

제너럴모터스(GM)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이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리릭(LYRIQ)’을 국내에 들여왔다.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이 적용된 최초의 모델로 자동차 애호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모델이다.

GM이 구현해 낸 전기차는 어떤 형태인지, 리릭을 시승하며 직접 느껴봤다.

웅장한 차체와 결합한 섬세한 실내 디자인

▲리릭 정면 이미지. 캐딜락의 전통적 크롬 그릴을 대체한 '블랙 크리스탈 쉴드'가 인상적이다. (이민재 기자 2mj@)

리릭의 첫인상은 일단 ‘크다’고 느껴진다. 실제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라는 정체성을 가진 것 외에도 꽤나 거대한 그릴 디자인 등 디자인 전반에서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제원상 차체는 전장 4995mm, 전폭 1980mm, 전고 1640mm로 스포티한 비율을 완성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QE SUV 모델보다 길이와 폭은 조금 넓고 전고는 조금 낮다. 차선이 조금이라도 좁은 도로를 달릴 때는 한 차선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 드는 정도의 크기다.

▲리릭 정측면 이미지. 휠아치부터 직선 형태의 캐릭터 라인이 이어진다. (이민재 기자 2mj@)

전면에서는 캐딜락 특유의 크롬 그릴을 대신하는 ‘블랙 크리스탈 쉴드’가 적용됐다. 쉴드 자체의 크기도 작지 않지만 수평으로 넓은 배치를 통해 웅장함을 더했다. 반대로 주간주행등은 좌우에 세로로 배치돼 소위 ‘각 잡힌 듯’한 디자인을 연출했다.

▲리릭 측후면 이미지. 직선적인 캐릭터 라인과 수직형 램프가 눈에 띈다. (이민재 기자 2mj@)

측면에서도 직선의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휠아치부터 출발하는 캐릭터 라인이 후면까지 뻗어 나가는 형상을 통해 차체를 더 길어 보이게 만든다. 후면에서는 전면부와 같이 수평적 디자인을 중심으로 램프를 수직으로 솟구치게 만들어 전면부와 디자인적 유사성을 확보한다.

▲리릭 1열 실내 디자인. 33인치 통합형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로 들어오면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33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디스플레이 자체를 운전자를 향해 굴곡지게 만들어 사용 편의성은 물론 운전 몰입감도 높였다. 럭셔리를 지향하는 모델인 만큼 대시보드는 물론 문, 시트 등 실내 요소는 고급스러운 마감 상태를 자랑한다.

▲리릭 2열 공간. 성인 남성이 앉아도 충분한 크기를 확보했다. (이민재 기자 2mj@)

준대형 SUV로서 실용적인 실내 크기도 갖췄다. 1열 좌석을 과하게 당겨 앉지 않았음에도 후열에서 무릎 거리가 충분히 확보된다. 헤드룸 역시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 앉아도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으며 1열부터 후열까지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감을 더한다.

적재공간도 충분하다. 후면부에서 캐딜락 로고를 누르고 트렁크 도어를 열면 적재 용량이 793리터(L)에 달하는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2열 폴딩 시 적재 용량은 1772L까지 늘어난다.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신형 싼타페보다도 기본 기준 약 70L 넉넉한 용량이다.

끝없이 고요한, 그러나 강력한 주행 능력

▲리릭(외장 색상 스텔라 블랙 메탈릭) 주행 이미지. (사진제공=캐딜락코리아)

리릭의 주행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중후함’이다. 캐딜락이라는 브랜드와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외에도 전반적인 주행 질감이 스포티함보다는 안정적이고 중후한 느낌이다.

먼저 리릭은 102킬로와트시(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최대 465km를 주행한다. 공차 중량 2995kg의 육중한 몸을 이끌고도 500km에 달하는 주행 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주행 모드는 △투어 △스포츠 △스노우 △마이모드 등 4가지가 제공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투어 모드에서는 육중한 차체에 비해 스티어링 휠이 비교적 가볍게 조작되는 느낌이다. 큰 각도의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는 생각보다 휠을 성큼성큼 돌려야 한다. 다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휠의 감각이 보다 타이트해지며 휠 조작에 저항감이 생긴다.

▲리릭 주행 이미지. (사진제공=캐딜락코리아)

리릭의 가장 큰 특징은 업계 최초로 적용된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Variable Regen on Demand)’다. 간단하게 말해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Regenerative braking)을 차에 미리 세팅된 단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때 왼쪽에 이 기능을 위한 패들 스위치가 자리하고 있다. 이 스위치를 운전자 쪽으로 당겨 쥐면 회생제동 단계가 올라가는데,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끄고 브레이크 조작 없이 부드러운 감속과 정차가 가능하다. 이러한 기능적 장점 외에도 패들 스위치를 조작하는 과정 자체에서 느껴지는 운전의 즐거움도 인상적이다.

주행 중 발생하는 소음진동(NVH)에 대한 통제도 최고 수준이다. 전기차 자체가 내연기관차보다 조용하지만 리릭은 특히 정숙함이 강하다. 주행 중 차량 내부에서 발생하는 실내 소음을 상쇄하는 음파를 통해 소리를 잡아내는 ‘차세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적용된 덕분이다. 120km 이상 고속 주행에서 풍절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점도 리릭만의 정숙성을 완성하는 요소다.

▲리릭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기본 내비가 없어 반드시 무선 연결을 해야 하지만 디스플레이 공간을 100% 활용할 수 없다. (이민재 기자 2mj@)

주행에 있어서는 나무랄 데 없지만 유저인터페이스(UI)에는 일부 아쉬운 점도 있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큰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100%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리릭의 디스플레이는 좌우 상단이 좁은 마름모꼴인데, 무선 연결(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을 통해 띄우는 화면은 사각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화면 바깥쪽 부분이 남게 된다. 구글맵을 기본으로 쓰는 북미 모델에서는 기본 내비게이션이 화면 전체를 채우지만 구글맵 내비를 활용할 수 없는 국내에서는 어쩔 수 없이 화면 일부를 비워야 한다. 고가의 럭셔리 차량을 구매하는 운전자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아울러 드라이브 모드 변경을 별도 조작계가 아닌 디스플레이 화면으로만 해야 하는 점 등 일부 차량 조작의 불편함도 있다.

‘럭셔리 EV’ 찾는다면…리릭은 ‘최선의 선택지’

▲리릭(외장 색상 래디언트 레드 트라이코트) 정면 이미지. (사진제공=캐딜락코리아)

GM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얼티엄’을 적용한 최초의 모델인 리릭은 분명 만듦새가 뛰어난 차량이다.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넓은 공간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전기차 특유의 구동 방식에 대한 섬세한 이해도가 곳곳에서 묻어나는 ‘럭셔리 차’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리릭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 도전하는 모델이다.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리릭은 선망의 대상이 될 가치가 충분한 차다. 럭셔리 전기차를 찾고 있다면 리릭은 언제나 최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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