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에도 영향 끼치는 UAW…현대차는 이미 임금 인상

입력 2024-06-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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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UAW 따라 4년 간 임금 25% 인상
현지 진출 중인 배터리 3사도 영향 가능성
“UAW 상황 지켜보지만 당장은 무관한 이슈”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조감도.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미국자동차노조(UAW)의 ‘세력 확대’ 행보가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새로운 경영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UAW는 지난해 9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빅 3’인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와 함께 유례없는 3사 동시 파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을 상대로 4년에 걸쳐 임금 25% 인상이라는 결과를 끌어냈다.

이후 UAW는 현대자동차, 도요타 등 미국 내 노조가 없는 자동차 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노조 가입을 독려해왔다. 지금도 UAW의 공식 사이트에는 ‘우리는 현대다. 우리는 UAW다. 그리고 우리는 일어설 준비가 됐다(WE’RE HYUNDAI. WE’RE UAW. AND WE’RE READY TO STAND UP)’는 문구와 함께 현대차의 UWA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UAW가 현대차 미국 노조의 단체 가입을 촉구하고 나서자 현대차 미국 법인은 비슷한 시기 생산직 임금 인상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현대차 미국 법인은 앨라배마 공장 등에서 근무하는 생산직의 임금을 4년 간 25% 올린다고 밝혔다. UAW가 파업을 통해 얻어낸 합의와 같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통해 근로자들의 UAW 가입을 우회적으로 저지한 셈이다.

이러한 대응을 통해 현대차 미국 법인은 생산직 근로자들의 UAW 가입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지난 2월 UAW는 현대차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30% 이상이 UAW 가입 카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로는 진행 상황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고 있다. UAW 가입을 위해서는 근로자 7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대차 미국 공장의 근로자들은 이르면 이달 중 UAW 가입 투표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지 자동차 제조사와 함께 미국 생산 기지를 늘려가는 국내 배터리 3사도 이번 얼티엄셀즈(Ultium Cells)의 임금 인상 영향을 예의 주시해 왔다.

지난해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완성차 3사의 파업을 마치며 “완성차 3사와 협상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페인 위원장이 밝힌 중대 진전 대상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다. 페인 위원장은 GM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근로자도 UAW 표준 협약 대상으로 포함하겠다는 요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합작해 세운 얼티엄셀즈가 임금 인상을 합의한 만큼 삼성SDI, SK온 등 나머지 배터리 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포드와,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각각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UAW 영향권에 들어가는 공장이 늘수록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의 높은 인건비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으로 보전해 왔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가 부진한 데다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면 배터리 업계의 실적 부진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UAW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이는 아직 합작공장 대부분이 본격 가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작공장 가동 예정 연도는 2025년~2027년이다.

업계 관계자는 “UAW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합작공장의 경우 현재 건설 중이며 근로자들도 채용 중인 만큼 당장은 UAW와 큰 관련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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