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시 IRA 축소…한국 배터리 산업 부정적 영향 불가피"

입력 2024-06-09 11:00수정 2024-06-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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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국 배터리산업 리스크 분석' 보고서
"한국 배터리, IRA 효과로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올라"
"트럼프 재집권 땐 IRA 후퇴로 투자위축, 실적 악화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로 한국 배터리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미국 내 IRA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개별 의원의 지역구 이해관계에 대한 모니터링을 벌이고, 국내 투자 배터리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산업연구원은 9일 미국 대선 이후 IRA의 제도 변화 가능성을 전망하고 지원 규모 축소 등 변화가 향후 우리 배터리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국 배터리산업 리스크 분석 : IRA 변화 전망과 국내 산업 영향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최근 전기차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 구간 돌입과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시장 여건이 좋지 않지만 IRA 효과에 기반한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한국 배터리산업에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한국 기업의 미국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6.2%포인트 오른 42.4%를 기록, 일본(40.7%)을 제치고 미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보고서는 IRA 전기차 구매세액공제 배터리 요건이 우리 기업에 유리하게 결정되면서 우리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에 대한 미국 내 수요 확대 및 판매량 증가가 점유율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 대선 이후다. IRA 폐지 견해를 가진 트럼프의 재집권 시 한국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법안 폐지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RA 폐지가 실제 이루어지려면 트럼프 재선 성공, 공화당의 미 의회 상‧하원 장악, 폐지 법안에 대한 공화당 내 이탈표 미발생이라는 3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적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은 행정부 권한 행사를 통한 IRA 지원 규모 축소다. 현실화할 경우 미래 이익을 기대하며 단행한 우리 기업의 미국 내 투자가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또한, 우리 배터리 기업의 미 시장 성과도 약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IRA 배터리 요건과 생산세액공제(AMPC) 시행으로 인한 판매량 증가, 수익 증대 등 기대했던 IRA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이 이중차분법 등 계량경제학 방법론을 통해 분석한 결과, IRA가 우리 배터리 기업의 미 시장 판매량을 최대 26%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 판매량 증가치가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의 미국 투자 현황 (자료제공=산업연구원)

이에 보고서는 트럼프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대선과 의회 선거 추이는 물론, 경합주를 중심으로 개별 의원의 지역구 이해관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미시간‧오하이오‧테네시 등 미국 내 7개 주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의 투자가 해당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향후 IRA 폐지안 또는 신규 시행 지침안에 대한 협상 시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차세대 소재‧전지 개발 확대를 추진하고 IRA 지원 규모 축소 시 투자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미래 수요 창출이 가능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선박 등 신수요 창출 지원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또한, 전력‧용수‧인력 등의 분야에 지원을 확대해 국내 산업생태계 경쟁력을 높이고, 최근 각국이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보조금 전쟁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우리도 국내에 투자하는 배터리 기업에 대한 세제 및 보조금 지원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 부연구위원은 "배터리산업은 전기차 공장 인근 설비투자가 불가피해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어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라며 "미국 대선 리스크로 배터리 분야 통상환경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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