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업계,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 ‘바닥’

입력 2024-06-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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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금감원 전자공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노력에도 국내 페인트 기업들의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각사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노루페인트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은 26.7%, 삼화페인트 33.3%, 강남제비스코는 46.7% 등이다.

업계 1위인 KCC는 준수율 66.7%로 비교적 양호했다. 반면 업계 2~4위인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등은 500대 기업 평균 준수율(59%)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배구조핵심지표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3가지 대항목 15개다. 해마다 세부항목에 변동은 있지만, 기업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자산 총액 1조 원 이상 기업에 공시 의무가 있었으나 올해 자산 총액 5000억 원 이상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노루페인트 등은 처음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게 됐다. 올해 신설된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항목은 공통으로 준수하지 못했다.

대부분 기업과 마찬가지로 집중투표제 채택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하지 않았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해 운영하는 곳도 없었다. 특히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미준수로 이사회 독립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피하지 못했다.

노루페인트가 지킨 항목은 15개 중 4개에 불과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미수립에 대해 회사 측은 “회사 규모와 경영 환경에 최적화된 대표이사 직무대행제도에 기반을 둔 내부적인 최고경영진 승계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어서 후보 선정, 관리, 교육 등 명문화된 정책을 마련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핵심 사업 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한다”고 밝혔다.

삼화페인트는 핵심지표 10개를 미준수했다. 회사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은 것에 대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금융 전문가를 상근감사로 뒀으나 ‘내부감사기구에 회계·재무 전문가 존재’는 미준수로 표시하게 됐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일부 지표가 신설되면서 기간 내 개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기 위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절차 개선 관련 정관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심지표 준수율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개선 검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강남제비스코가 준수하지 못한 핵심지표는 15개 중 8개다. 특히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에 대해 “향후 최고경영자로 적합한 후보 선발을 위해 최고경영자의 요건을 정의한 후 우수한 역량을 갖춘 후계자 후보 풀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육성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그러면서도 기업들이 대체로 지키지 못한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항목은 준수했다. 강남제비스코는 “횡령, 배임 또는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행위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행위를 한 자는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도록 하는 ‘임원복무규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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