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놓고 이재명 대표의 연임과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 달래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이재)명계 의원을 포함한 당 내부에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당헌·당규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장경태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보고한 개정 초안에 따르면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에 예외 조항을 달았다. 또한 국회의장 후보와 원내대표 경선에 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는 방안도 추가됐다.
장 의원은 예외 조항에 대해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차용했다"면서 "다만 대통령 탄핵이나 별도의 상황을 상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조항은 사실상 이 대표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2027년 대선을 준비하는 이 대표가 올해 8월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에서 연임한 후 2026년 6월 지선까지 치르고 나서 예외 조항을 활용해 사퇴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 나오는 '이재명 사당화'라는 지적에 이어 '원조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도 쓴소리를 남겼다. 김 의원은 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어느 한 사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전체 야당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며 "지금 당 대표뿐만 아니라 보좌하고 있는 멤버들, 측근 그룹인 더민주혁신회의까지 집단적으로 무엇인가에 중독된 느낌이다. 이것은 올바르지 않은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오히려 당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을 둬야 한다면서 "새로운 지도자들이 대표 역할을 맡아 당과 국회를 운영해봐야 하는데, 특정인이 연임하면 그것을 독점하고 당이 정체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원권 강화 방안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가 의견수렴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선수별 간담회에서 중진의원들은 의장단 선출에 당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5선의 안규백 의원은 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국회의장은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되기 때문에 여러 논의가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당원권 강화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6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대중들의 판단이나 흐름 자체를 우리가 부정할 수는 없고 흘러가는 사실을 인정하자고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3선·재선·초선 간담회와 당내 게시판 등을 통해 남은 기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후 개정안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 의결 후 전당대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