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찾는 보험사…종합지급결제업 도입 지연에 '연합전선'

입력 2024-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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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KB국민은행 고금리 파킹통장 출시
현대해상은 인뱅 도전, 한화생명은 지분 투자
종합지급결제 도입 미뤄지자 제휴·투자로 선회

▲삼성금융네트웍스와 국민은행이 이달 4일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왼쪽 세 번째)과 이재근 국민은행장(네 번째)이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국민은행 임원들과 함께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금융네트웍스)

시중은행과 손을 잡거나 투자하는 보험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휴 통장을 만들거나 방카슈랑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과의 만남을 늘려 직접적인 매출로 연결짓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보험사에서도 통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종합지급결제업 제도 도입이 미뤄지자 자체적으로 은행과의 협력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공동브랜드인 삼성금융네트웍스가 KB국민은행과 협력해 ‘모니모’ 회원 전용 파킹통장을 출시하기로 했다. 국내 은행 1위와 비은행 1위가 손을 잡는 것으로 이 파킹통장은 현재 금융당국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 통장을 이용해 삼성카드의 결제 대금을 이체하거나, 삼성생명·화재의 보험료 납입을 하는 등 모니모와의 연계 실적에 비례해 우대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모니모는 출시 이후 걸음수나 출석체크를 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인 ‘젤리’를 얻을 수 있어 ‘앱테크(앱+재테크)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제휴로 높은 금리의 파킹통장을 선보인다면 두 금융사 모두 앱 이용자나 금융상품 고객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해상도 렌딧·루닛·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트래블월렛 등과 함께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유뱅크 컨소시엄’에 동참했다. 보험사부터 핀테크 기업, 인공지능 (AI)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의 회사가 참여하며 혁신적인 사업계획이 나올 것이라는 금융권의 기대가 큰 상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업계 내 경쟁 격화 등으로 보험 산업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아예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 내 30위권 중형은행인 노부은행의 지분 40%를 인수, 글로벌사업을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통해 현지에서 방카슈랑스 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은행권에 손을 뻗는 것은 금융당국이 추진한 종합지급결제업 도입이 잠정 중단된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2020년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하며 비은행 금융권의 플랫폼 안에서 입출금·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종합지급결제업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종합지급결제사업자로 지정된다면, 보험가입자의 계좌를 보험사 내 개설해 해당 계좌에서 보험료의 입금과 보험금의 지급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한국은행과 국내 은행권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해당 제도에 대한 논의가 답보상태다. 지난해에도 금융위가 은행업의 경쟁촉진을 통한 시중은행의 과점체제 해소를 목적으로 지급결제계좌를 비은행권에 허용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검토가 다시 중단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합지급결제업 도입이 당장 논의되기 힘든 상태다 보니 현재 은행과의 제휴나 투자가 최선”이라며 “신규 고객의 유입과 체류를 이끄는 마케팅 측면에서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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