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특검’ 맞불 놨지만…당내 반응 ‘미지근’

입력 2024-06-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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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인도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당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22대 국회에서 범야권이 ‘채상병 특검’, ‘김건희 특검’ 등 잇단 특검법 발의로 여당을 압박하자, 국민의힘도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 작전에 나섰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특검법은 김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 당시 ‘6000만원 기내식 식비’ 논란을 포함해 각종 의혹을 다루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인도 타지마할 방문 부정 의혹 등 김 여사 관련 여러 의혹을 제기해왔다. 2018년 11월 4~7일 김 여사가 전용기를 타고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 기내식 비용으로 총 6292만원이 소요됐다는 의혹도 그중 하나다.

1일 박수영 의원실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출장 전 일정에 계획된 식비는 692만원"이었다며, 실제로 사용한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의 인도 출장 기내식비가 과도하게 지출됐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첫 배우자 단독외교’라고 표현했던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이 셀프초청, 혈세관광, 버킷리스트 외유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2600만원이면 됐을 예산이 대통령 휘장을 단 전용기를 이용하며 15배인 3억7000만원으로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무려 6292만원이 기내식 비용으로 사용됐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검법에는 △김정숙 여사 순방과 관련된 배임 및 직권남용 의혹 △의상 및 장신구 등 사치품 구매 관련 특수할동비 사용 및 국정원 대납 의흑 △단골 디자이너 딸의 부정채용 비위와 특수활동비 처리 의혹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당도 연일 공세에 나서고 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전날(2일) 논평을 내고 “나흘만에 6000만원의 식비를 탕진한 영부인 단독외교의 불편한 진실은 밝혀달라”고 했다. 이날 성일종 사무총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불필요한 인원들이 김 여사와 함께 국민 혈세로 인도 외유를 다녀온 것은 아닌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특검법 발의’를 두곤 당내 반대 기류도 감지된다.

성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정숙 여사 특검법 공동발의자로 서명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공동발의자로) 사인할 생각이 없다. 수사를 하면 될 일”이라며 “그런 것들이 수사가 미진하거나 문제가 있을 땐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하는데 특검으로 할지, 수사로 할지는 좀 더 들여다 봐야 할 것”이라며 “먼저 수사를 지켜보고 그다음 순서로 미진한 것이 있으면 특검을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반응했다.

여당이 그간 채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 “수사 상황을 먼저 지켜봐야 한다”는 논리로 반대해왔는데, 김정숙 특검법을 제시함으로써 스스로 논리를 뒤집는 게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특검이 여권의 기존 논리에 반한다’는 기자 질문에 윤 의원은 “수사를 하면 야당이 뭐라고 하겠나, 야당 탄압, 검찰 공화국 프레임을 씌울 것이다. 무엇보다 이건 권력형 비리의 냄새가 난다. 진상규명을 위해서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당이 22대 국회에서 108석의 의석 수를 확보하는 데 그쳐, 특검법이 협상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민주당이 당장 원 구성 협상에 있어 법사위·운영위·과방위 위원장 독식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소수당인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처리할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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