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부종’ 치료, 주사 대신 먹는 약 개발에 속도 내는 K제약·바이오

입력 2024-06-03 05:00수정 2024-06-0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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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먹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면 투약 편의성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경구용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당뇨병에 의한 모세혈관 합병증으로, 망막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미세동맥류가 발생해 혈액의 혈장 단백질 및 지질 성분이 망막 조직 내로 누출되면서 발생한다. 망막 중심인 황반부에 고여 망막이 두꺼워지고 신경연결을 손상시켜 시력저하를 유발한다. 10년 이상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20~40%는 당뇨병성 황반부종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독의 관계사인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는 ‘RZ402’ 임상 2상에서 황반중심두께(CST) 감소를 확인했다. 모든 용량(50·200·400㎎)에서 황반중심두께가 위약대비 유의미하게 개선(최대 약 50마이크론; p=0.02)됐으며 치료 동안 지속해서 감소하고 치료 종료 시점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

이번 임상은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 주사제 치료 경험이 없거나 제한적으로 치료를 받았던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2주 동안 하루 한 번 약을 복용하고, 4주간 추적 관찰했다.

RZ402 200㎎을 복용한 20%의 참가자(5명)는 당뇨망막병증 중증도 점수(DRSS)에서 1단계 개선을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위약 대비 두드러진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안구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항VEGF 주사제로 치료한다.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나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등이 대표적이다. 4~8주마다 반복 주사해야 하고, 사람에 따라 통증이 심할 수 있단 단점이 있다. 따라서 경구제의 경우 투약 편의성을 대폭 개선할 뿐만 아니라, 주사제와 달리 양쪽 눈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난치성 혈관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큐라클은 ‘CU06’의 미국 임상 2a상의 최종 분석 결과, 12주 투여 후 1차 평가지표인 황반중심두께에서 큰 변화는 없었지만, 2차 평가지표인 최대교정시력(BCVA)에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해당 임상은 미국 11개 기관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4, 8, 12주차 최대교정시력(BCVA) 점수는 100·200·300㎎ 투여군이 12주차에 각각 1.9, 2.5, 2.2글자가 증가했다. 16주차 추적 관찰 기간에서 최대교정시력이 69글자 이하인 상대적으로 시력이 낮은 환자군은 최대교정시력 점수가 향상했으며, 황반중심두께는 12주차 수준을 유지했다. 또한, 해당 환자군 중 12주차에 5.8글자 개선을 보인 300mg 투여군은 16주차에 6.6글자가 개선됐다.

큐라클은 아시아를 제외한 CU06의 글로벌 판권을 프랑스의 떼아 오픈이노베이션에 기술이전했지만, 최근 권리 반환 의향을 통보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반환여부와 무관하게 후속 임상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한편, 기술이전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며 “후속임상은 기존 CU06 제형보다 생체흡수율을 2배 높이고 캡슐 부피는 18% 줄인 신규 제형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뇨병성 황반부종 시장은 당뇨병 유병률의 증가에 따라 꾸준히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당뇨병성 황반부종 시장이 2024년 31억2000만 달러(약 4조3000억 원)에서 연평균 5.11%씩 성장해 2030년 42억2000만 달러(약 5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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