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인 대기업 비우량채…‘완판 랠리’에도 옥석 가리기 어쩌나

입력 2024-05-19 13:06수정 2024-05-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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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채, 목표액보다 주문액 넘치며 ‘흥행’
대기업·대기업 계열사 비우량채 매력↑
신탁사 등 일부 비우량채는 여전히 미매각 이어져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회사채 시장에서 비우량채 자금 유입세가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AA급 이상은 우량채, A급 이하는 비우량채로 분류되는데, A등급 대에서도 자금 유입세가 포착돼서다. 다만 비우량채 내에서는 양극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 들어 이날까지 발행된 비우량 회사채 39개 중 38개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훌쩍 넘긴 매수주문을 받으며 흥행했다. 흥행한 비우량채는 대다수 대기업이나 대기업 계열사 회사채로, 초우량채(AAA급)가 아니더라도 투자수요가 몰린 것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A등급 회사채 미매각 건은 1건(2.6%)으로, 전년 동기 8건(17.6%)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에 발행된 SPC삼립(A+)은 10일 창립 이래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3년 만기)를 발행했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550억 원의 자금이 몰려 발행액을 기존 500억 원에서 7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3일 발행된 SK어드밴스드(A-)는 지난달 총 500억 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에서 목표금액의 2배가 넘는 95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SK어드밴스드는 올해 신용등급 전망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흥행한 셈이다. 이에 최종 발행 금액은 85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이 외 SK케미칼(A+), 풍산(A+), 롯데하이마트(A+), HD현대일렉트릭(A-) 등도 2분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넘긴 자금이 몰렸다.

이는 비우량채에서도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며 시장에 훈풍이 분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세도 기업 환경의 점진적인 개선을 보여준다”며 “우량등급 스프레드는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으며, 비우량등급 스프레드도 가파르게 축소돼 양호할 경기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기업 자금조달 환경도 점차 우호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같은 비우량채에서도 신탁사 회사채는 미매각이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 등의 우려가 남아있어 투자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은 셈이다. 한국자산신탁(A)은 지난달 총 1000억 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겪었다. 600억 원을 모집하던 2년물에 90억 원 밖에 주문이 들어오지 않은 영향이다. 한국자산신탁의 신용도가 올해 개선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B급 대 회사채는 여전히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효성화학(BBB+)은 지난달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이 발생했다.

우량채와 비우량채 투자수요가 전반적으로 회복돼 보이는 게 회사채 발행 물량 자체가 적어서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현재 회사채는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은 상황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2분기 회사채는 5조3043억 원 순상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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