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제 ‘효과인증’ 의무화…시장 판도변화 예고

입력 2024-05-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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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표시ㆍ광고 가이드라인’ 시행

HK이노엔ㆍ삼양사ㆍ롯데칠성 등 인체적용시험 진행
업체 대부분 올해 말 절차 마무리…“시장 재편 기대”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숙취해소제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내년부터 숙취해소제 표시·광고 제도가 강화하면서 국내 업계도 효과 인증 작업이 한창이다. HK이노엔, 삼양사 등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 상당수를 차지한 업체들은 올해 말을 목표로 효과 입증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을 계기로 그동안 효과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숙취해소제라고 이름을 붙였던 제품들이 퇴출되는 등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 삼양사 등 국내 대표 숙취해소제 업체들은 내년 1월 1일 '숙취해소 표시·광고 실증을 위한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인체적용시험이 한창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업체들은 인체적용시험 또는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따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갖추지 않으면 숙취해소 기능성을 표시·광고할 수 없다. 업체들 대부분은 내년 제도 개편에 맞춰 올해 말까지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한국콜마의 제약 계열사 HK이노엔의 '컨디션'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컨디션은 드링크 제품은 물론 환, 젤리 제형이 스틱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컨디션의 시장 점유율은 약 42%에 달한다.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2021년 385억 원 수준에서 2022년 607억 원, 지난해 620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HK이노엔은 현재 컨디션 인체적용시험 중으로, 음료인 '컨디션 헛개'는 이미 완료했다. 다른 제품군도 올해 말을 목표로 효과 인증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상쾌환'을 판매하는 삼양사도 올해 초 인체적용시험에 돌입해 연말을 목표로 가이드라인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상쾌환은 MZ 세대를 중심으로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로, 시장 1위 컨디션을 맹추격 중이다. 매출액은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성장 중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10% 신장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제품 출시 전부터 이미 별도로 임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연말까지 무난히 효과 입증 작업을 마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숙취해소음료 '깨수깡'의 효과 입증을 위해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깨수깡은 2019년 12월 출시된 제품으로 황칠나무, 녹차, 해조류를 비롯해 헛개나무열매추출농축액, 벌꿀, 타우린 등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함유했다.

이처럼 덩치가 큰 대기업들의 경우 제도 개편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영세 숙취해소 제조사들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필수 절차인 인체적용시험을 위해서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국내 한 숙취해소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효과가 미미함에도 숙취해소제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하는 소규모 제조사들도 많았는데, 이번에 제도가 강화하면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검증된 제품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도 더욱 안심하고 숙취해소제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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