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 조사 결과 인천·대구 폐업률 1위
서울 중구에서 18년 째 백반 집을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식재료 비용은 치솟을 대로 치솟은 데다 손님은 코로나19 한창 때 반토막 났던 것에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A씨는 “반찬이 맛있기로 입소문이 나서 점심·저녁 할 것 없이 손님이 많았는데 코로나19 때 타격을 받은 이후 사람이 잘 안온다”고 토로했다. 그는 “더욱이 최근엔 안 오른게 없이 다 올랐는데 높은 유지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다”면서 “대출 한도까지 이미 다 채워받아서 더는 여력이 안돼 문을 닫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외식업체 폐업률이 코로나19 시기보다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물가로 외식 비용이 급증해 소비자의 지갑은 굳게 닫힌 가운데 식자재와 인건비 부담까지 늘면서 더는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주가 많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28일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8867개 중 폐업한 업체는 17만6258개로 폐업률이 21.52%에 달했다. 5곳 중 1곳 이상 문을 닫은 것으로, 지난해 폐업한 외식업체 수는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2020년(9만6530개) 대비 약 82.6% 급증했다.
폐업률도 재작년 16.95%보다 4.57%포인트(p)높아졌다. 이는 코로나19 유행기던 2020~2022년 평균치 15.03%에 비해서도 6%p 이상 상승한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8일 발표한 지난해 외식 부문 가맹점 폐점률 14.5%보다 높은 것이다.
오픈업의 조사는 당국에 폐업 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전년에 매출이 있던 외식업체가 1년간 매출이 없는 경우 폐업한 곳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폐업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17개 시도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인천과 대구의 폐업률 21.71%로 가장 높았다. 광주(21.68%)와 전북(21.55%)이 뒤를 이었다. 2020년 폐업률이 가장 높았던 서울은 지난해 폐업률이 18.99%로 가장 낮았다.
최근 커피전문점 폐업 등 상권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제주는 코로나19 시기 대비 폐업률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의 외식업 폐업률은 20.9%로 2020년(10.88%)의 2배에 육박했다.
업종별로는 쌈밥 전문점의 폐업률이 44.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례음식(37.57%), 도시락 전문점(34.53%) 순으로 높았다. 이 기간 신생률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샐러드 전문점(45.96%)이었으며 기타 세계요리(32.02%), 도시락 전문점(31.23%) 등이 뒤를 이었다.
핀다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를 버텨낸 외식업 사장님들에게 지금이 더 힘든 시기라는 사실이 데이터로도 확인된다“며 ”최근 인기를 얻으며 신생률이 높은 업종일지라도 폐업률이 그 못지않게 높은 만큼 외식업 창업을 고려할 때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