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치명적 식량위기…기근, 대량살상 무기로 돌변 우려

입력 2024-03-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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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명당 하루 2명씩 ‘영양실조’ 사망
UN “최대 인구 재앙적 굶주림 직면”
英 “대규모 사망 임박, 긴급조치 절실”
바이든ㆍ네타냐후, 전화회담서 라파 공격 놓고 이견

▲이스라엘의 폭격이 이어지는 가자지구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주민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배급소에 몰려들고 있다. 라파(팔레스타인)/AP뉴시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약 110만 명이 치명적 굶주림에 직면했다. 식량 위기가 재앙 수준에 달했으며 인구 1만 명당 매일 약 2명이 영양실조로 사망 중이라는 보도마저 나왔다. 식량 위기가 또 하나의 대량살상 무기로 돌변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 주민 약 110만 명이 치명적 굶주림에 직면했다”며 “즉각적인 휴전과 구호품 전달”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된 ‘통합식량안보단계(IPC)’ 보고서는 7월 중순까지 가자지구 약 110만 명이 ‘식량 재앙’에 놓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구호품 전달이 거의 이뤄지지 못한 북부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유엔은 식량 위기를 단계별로 ①정상 ②경고 ③위기 ④비상 ⑤재앙ㆍ기근 등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3단계부터 위기 상태로 본다. 구테흐스 총장은 IPC 보고서를 인용 “가자지구 주민의 위기 수준이 IPC가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를 인용해 “영양실조 등으로 매일 인구 1만 명 가운데 2명꼴로 사망 중”이라며 “현재까지 어린이 27명과 성인 3명이 영양실조로 숨졌다”고 전했다.

식량부족으로 인한 대규모 사망은 그 특성상 점진적인 증가가 아닌, 일순간에 급증하는 형태를 지닌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책임자인 조셉 보렐(Josep Borrell)은 “식량 위기가 또 하나의 대량살상 전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역시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현재 상태가 지속할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대규모 사망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미국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상전 수행 의향을 둘러싸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립 중이다.

양국 정상은 이날 약 45분간의 통화를 가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의 지상전 문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만 확인했다”고 전했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기아를 포함한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급증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특히 피란민이 몰려있는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를 겨냥한 공격도 만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목표를 모두 달성할 때까지 가자지구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강경 태도를 고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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