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주택담보대출 한도…대출만기 길지 않다면 ‘고정형’이 유리

입력 2024-0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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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차주 스트레스 DSR에 ‘골머리’
고정형 대출한도 높고 금리 낮아
하반기 금리 인하땐 변동형 유리

#“갈수록 서민들은 집 사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박민철(46)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문의하러 은행에 방문했다가 한숨을 쉬며 토로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으로 예상보다 한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한도가 더 쪼그라든다는 안내에 박씨는 다른 은행들의 금리를 비교하기 위해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스트레스DSR 도입으로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자 예비 차주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출 한도를 높이면서도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고정형(혼합형)과 변동형 중 선택을 해야하는데 결정이 쉽지 않아서다. 고정형 상품은 한도가 변동형보다 높고 금리도 낮아 이점이 있지만,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변동형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서 시중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주담대(오피스텔 포함) 한도가 줄었다. 스트레스 DSR은 기존 DSR 규제에 가산(스트레스)금리 1.5%를 더 붙이는 방식이다. 상반기(6월 30일)까지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는 0.38%다.

다만 대출 방식에 따라 스트레스 금리는 달리 적용된다. 변동형에는 가산금리가 1.5% 모두 반영되고,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로 전환) 상품은 가산금리의 60%인 0.9%가 적용된다.

예컨대 연봉 5000만 원인 대출자가 변동형을 선택했다면 대출한도는 3억3000만 원에서 3억1500만 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고정·변동금리가 합쳐진 혼합형을 선택한 사람은 대출한도가 3억2000만 원으로 줄어 변동형보다 500만 원 정도 더 받을 수 있다. 고정금리를 토대로 하는 주기형 대출자는 3억2500만 원으로 고정형보다 대출한도가 500만 원 더 늘어난다. 스트레스 DSR 도입 취지가 변동금리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인 만큼 대출 상환기간 내 고정금리 기간이 길수록 스트레스 금리를 적게 가산하기 때문이다.

금리 또한 고정형이 더 낮다. 이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연 3.28~5.47%로 집계됐다. 변동형 금리는 연 3.96~5.97%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차이는 최저 기준 0.68%포인트(p)다.

고정형 상품의 대출한도가 변동형보다 높고, 금리도 낮아 대출자들의 수요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그리던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상승 전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예금은행 주담대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은 59.8%로 전월(56.7%) 대비 3.1%p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 비중은 43.3%에서 40.2%로 떨어졌다.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어 대출 만기가 길지 않을 경우 고정형으로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도가 중요한 고객이라면 고정형과 주기형 상품이 변동형보다 크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현재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식으면서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있고,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어 당분간 대출금리가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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