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 제시 리포트 165건 대비 3배 가량 많아
실적 컨센서스, 삼성전자 25.2%·LG엔솔 42.5% 밑돌아
"올해 영업이익에 대한 추가 하향조정 가능성 높아"
어닝 시즌 초반부터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증권사들도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200 기업 중 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하향 제시한 증권사 리포트는 총 500건으로, 상향 제시한 리포트(165건) 대비 3배 가량 많았다.
지난달에 발표된 하향 제시 리포트는 75건으로 상향 제시(39건) 대비 약 2배 많았다. 어닝 시즌이 아직 초반에 불과하지만 코스피 대형 종목들이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2조800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25.2% 하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한 3382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42.5% 밑돌았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2.0% 증가한 3131억 원을 기록, 컨센서스 6394억 원을 크게 하회했다. LG이노텍은 영업이익 48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7% 줄었다. 컨센서스인 4915억 원을 소폭 밑돌았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 2주차 기준, 2023년 4분기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4.8%, -3.8% 하향 조정되는 등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의 잠정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로 이들의 어닝쇼크를 반영했을 때 지난주 하향조정율은 -8.4%에 달한다”고 전했다.
저조한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증권가의 실적 전망 눈높이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실적 성장률이 높았던 해들과는 달리 현재의 매크로 지표가 부진하다는 점은 컨센서스의 상향보다는 하향 의견에 무게를 싣는 배경”이라며 “2001년 이후 연초 영업이익 전망치와 실제 영업이익 확정치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로 연초 이익 전망을 하회하는 결과를 기록한 해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조창민 연구원은 “실적시즌 초반에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대형주의 실적은 실적시즌 전반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최종적으로 형성된 4분기의 최종 전망치 달성률은 이후 연도의 연간 전망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특히 부진했던 2018년과 2022년에는 증시 전체의 4분기 달성률도 부진했고, 이는 그대로 이후 년도의 연간 전망치의 초반 가파른 하향조정으로 이어졌다”며 “올해 영업이익에 대한 추가 하향조정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