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활용,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도전”[1세대 바이오기업 생존법]

입력 2024-01-18 05:00수정 2024-01-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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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늘 앞서갔다”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 [인터뷰]

“건강기능식품 업체에서 바이오의약품 기업으로 도약 목표”
“연구개발 최우선 가치, 믿을 수 있는 제품 직접 만들겠다”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이 12일 경기 김포 월곶면에 위치한 공장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유산균으로 시작했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만드는 바이오의약품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대표적인 1세대 바이오벤처 쎌바이오텍의 이현용 공장장은 최근 경기도 김포시 소재 공장에서 본지와 만나 회사의 미래는 ‘신약개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995년 설립된 쎌바이오텍은 ‘유산균’ 하나로 이른바 ‘맨땅에 헤딩’하면서 바이오산업을 일궈왔다.

이 공장장은 “우린 늘 앞서갔다”며 기술력만큼은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시장에 나온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제품 모두 쎌바이오텍이 10~15년 전에 다 해봤던 것”이라며 “그때는 시장에서 이해하지 못했고, 인정받지 못했다. 힘들게 제품화에 성공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너무 빠른 게 단점인데 앞으로 소비자와 매칭되는 연구개발이 많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는 꾸준하다. 한국인 인체 유래 균주에 대한 특허기술과 한국인 대상 임상데이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듀오락 △듀오랩 △락토클리어 등 마이크로바이옴에 특화된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우리가 정말 돈을 벌려고 했다면 싼 수입 원료로 직접 생산하지 않고 OEM을 거치면 됐겠지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면 우리 기업의 가치는 없는 것과 같다. 우리만의 고집이 있고 신념이 있다“고 강조했다.

타사의 경우 해외에서 판매하는 설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쎌바이오텍은 국내 업체가 생산한 설비를 쓴다. 이현용 공장장은 “그간 유산균에 포커스를 맞춰 모든 설비의 최적화를 위한 노력으로 주문 제작을 진행했다. 해외 업체 설비를 사용하면 기술 유출 우려도 있고, A/S 등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제조업체와 동고동락하면서 국산화를 하고자 노력했다. 우리와 같이 만든 업체들은 특허를 내고,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며 미소지었다.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이 12일 경기 김포 월곶면에 위치한 공장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쎌바이오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인을 위한 유산균, ‘100% 한국산 유산균’ 개발이다. 이 공장장은 “덴마크와 같은 유산균 종주국에서도 한국산 유산균이 인정받는다.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민족이 한국인이다. 맵고, 짜게 먹고 고추장, 된장 등 향신료를 많이 먹는 악조건에서 살아남은 유산균이라 독종이다. 인종마다 장의 길이나 환경이 다른데 한국산 유산균이 통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회사의 또 다른 경쟁력은 기초연구부터 개발·생산·고객관리(CS)·마케팅까지 다 하는 ‘원스톱 스마트 케어’ 시스템이다.

이 공장장은 “종균을 분리하고, 대량 발효, 분말화 동결건조 등을 직접하는 국내 회사는 우리뿐”이라며 “우리만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제품을 다양한 연령층에 타깃해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또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신뢰를 구축했고, 그 기본에는 엄격한 품질관리에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공장장은 고객들로부터 별다른 컴플레인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미래 방향성도 뚜렷하다. 현재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대장암 치료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이 공장장은 “유산균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세계 최초다. 아무도 가지 않은 어려운 길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는 더 많은 길을 갈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장암 외에도 당뇨병 등 미충족 수요가 많은 질환 치료제로서의 확장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997년 쏄바이오텍을 첫 직장으로 선택해 일평생 한 회사에 근무 중인 이현용 공장장. 그는 “대표를 제외하고 가장 오래 회사에 다닌 직원이 됐다. 쎌바이오텍이 가진 기업 가치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소비자를 위해 정직하고 착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게 그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공장장은 “바이오벤처 붐이 일어나며 당시 많은 기업이 생겼지만, 지금 살아남은 기업이 거의 없다. 건강기능식품 회사에서 벗어나 개척되지 않은 바이오의약품 회사로 도약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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