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로자 임금 하락폭 사상 최대...디플레 위험 더 커진다

입력 2024-01-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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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38개 주요도시 신입사원 월급 1.3%↓
3분기 연속 하락세…2016년 이후 최장기
주택 구매 미뤄 부동산 침체 악화할 우려도

▲중국 38개 주요 도시 신입사원 월평균 급여 인상률 추이. 단위 %.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지난해 4분기 -1.3%. 출처 블룸버그통신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가 고착화하는 가운데 주요 도시의 신입사원 평균 임금 하락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노동시장의 암울한 분위기가 가시지 않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중국 구직 컨설팅업체 자오핀 집계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38개 주요 도시의 신입사원 월평균 급여가 전년 동기보다 1.3% 하락한 1만420위안(약 190만 원)이라고 보도했다. 임금 하락폭은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가장 컸다. 또 급여는 3분기 연속 떨어져 2016년 관련 데이터가 공개된 후 최장기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4분기 수도 베이징의 근로자 초임이 전년보다 2.7% 떨어져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광저우의 임금도 4.5%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풍력 발전 등 중국에서 ‘신경제’로 불리는 분야의 임금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차이신인사이트그룹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경제 부문 신입사원의 월평균 급여는 전년 동월 대비 2.3% 하락한 1만3758위안으로 집계됐다.

근로자의 초봉이 줄어들면서 중국 경제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고용시장이 침체하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다. 중국 CPI는 지난해 8월 0.1% 상승으로 잠깐 반등했지만, 9월부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블룸버그는 “고용 시장의 위기는 3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소비자 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임금 하락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소득이 줄어드는 현상은 중국 역사상 최악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득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중국 가계가 주택 구매를 미루고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는 것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도 악화일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87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득과 고용, 지출 의향 등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산출한다. 통상 10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지난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강도 ‘제로코로나’ 조치가 이어지던 2022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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