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아파트 분양자들과 태영건설이 사업을 추진 중인 지역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공사 중단이나 지연으로 피해를 볼 수 있어서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 중 분양계약자가 있는 곳은 22개 단지, 1만9896가구다. 이 중 14곳 1만2395가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됐다. 6곳 6439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두 곳은 신탁사나 지역주택조합보증이 시행하는 사업장이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에 들어가도 이들 사업장에 대한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HUG 보증분양에 가입된 사업장의 공사가 중단되면 HUG가 시행사 역할을 대신해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공사 중단 후 재개 등의 과정을 생각하면 입주 시기 지연이 불가피하다.
만약 분양계약자의 3분의 2 이상이 원하면 공사를 포기하고 분양대금을 돌려준다. 다만 원금만 받게 돼 분양대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출한 이자만큼은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정부는 LH가 시행하는 사업장은 태영건설이 공사를 하지 못하면 시공사를 교체할 방침이다. 이 경우에도 공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신탁사, 지역주택조합보증이 시행하는 곳은 이해 관계자들이 공사 지속, 시공사 교체 여부 등을 협의해야 한다.
하도급업체 대한 대금 지급도 현재까지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만약 대금 지급에 문제가 생기면 건설공제조합의 지급보증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태영건설은 140건의 공사를 진행하면서 581개 협력사와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했다. 이중 1057건(96%)이 건설공제조합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가입 또는 발주자 직불합의가 돼 있다.
다만 하도급이 완전히 보호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급보증, 직불합의 등이 돼 있어도 계약서상 특약 때문에 하도급이 대금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번에도 특약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태영건설이 도내에서 추진 중인 사업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영건설은 4월부터 강릉시 송정동 259 일원에 '디오션 259' 건설 공사에 들어갔다. 생활숙박시설과 관광숙박시설, 근린생활시설이 있는 지하 1층~지상 21층, 3개 동 규모의 시설을 만드는 사업이다.
태영건설은 대표 출자자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2년 1월 강릉시와 군부대 사격장 이전 및 남부권 개발을 위한 민간투자 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군부대 이전까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사업이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은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유지하면서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이고 금융기관 신규 자금 지원, 기존 수주 계약 유지, 일반 상거래 채권 정상 지급 등이 가능해 영업활동에 큰 제약이 없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워크아웃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