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부회장직, 신인 발탁·외부인사 차단 부작용 있어” [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

입력 2023-12-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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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직 폐쇄적 지적...지주 이사회 의장들도 공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 ‘부회장직’을 인정하면서도, 신인 발탁이나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사 인사 시즌을 앞두고 차기 회장 육성 제도인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회장 제도가 과거 특정 회장이 셀프 연임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진일보된 제도는 맞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부회장 제도가 내부적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정신에 필요한 신인 발탁이나 외부의 경쟁자 물색을 차단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지주 이사회 의장들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에는 내부 후보에게 부회장직 등을 부여해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경쟁력 있는 외부 후보자에게도 비상근 직위를 부여해 은행 역량 개발 프로그램 참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통해 이사회와의 접촉 기회 등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금융지주사의 부회장직은 지주 핵심전략 총괄 책임자인 동시에 사실상 차기 회장 후보군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활용됐다. 계열사 CEO로 일정 기간 경험을 쌓은 후 인정받으면 임기가 끝나고 부회장직으로 승진하는 방식이다.

현재 부회장직을 두고 있는 금융지주사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모두 회장 취임 직전 지주사 내 부회장 직책을 맡았다. KB금융의 부회장직은 현재 공석이며, 하나금융은 올해 연말 부회장 3인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두 금융사 모두 부회장직 유지와 관련해서는 미정인 상태다. 앞서 양종희 KB 회장은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 “지주의 모든 제도는 역사적 유례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사회와 협의해 검토할 것이다. 회장 후보군을 구성한다는 측면과 전체적인 KB금융그룹의 규모가 거대하다 보니 업무를 분장한다는 측면, 두 가지를 고려해 유지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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